오는 28일 '2030 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정부와 기업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강력한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월드컵 유치 가능성이 커지면서 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이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영국 국빈 방문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막판 홍보를 하기 위해 오는 23일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각국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들과의 오찬과 만찬을 이어갈 계획이다.
재계 총수들도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힘을 보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9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해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예정이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경제사절단에 함께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미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파리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개최지인 부산시도 오는 28일까지 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들을 줄줄이 진행한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를 위한 시민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오는 21일에는 부산 서면교차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유치를 위한 시민들의 염원을 내보낼 계획이다.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최종 후보지다. 회원국들은 3개 후보지를 놓고 1차 투표를 진행하고,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1차 투표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도시를 놓고 재투표한다.
현재 부산과 리야드가 2차 투표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차 투표에서 로마 표를 흡수해 유치권을 따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 월드컵' 유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부산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며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이다. 국제행사는 한 국가에서 연속적으로 개최되지 않도록 하는 관례를 비춰보면, 사우디가 월드컵과 엑스포를 모두 유치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 월드컵이 엑스포 유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BIE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나 기준이 제각기 다르고, 총회가 열리는 기간도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월드컵을 유치하면 국제행사 유치 저력을 인정받아 엑스포 유치가 더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최종 투표를 9일 앞두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부산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드엑스포는 전시기간이 6개월에 달하고 무려 4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경제 파급효과가 71조원에 달한다. '2030 월드엑스포' 개최지 1차 투표결과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29일 자정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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