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5 11:12:59
  • -
  • +
  • 인쇄
▲비가 적게 오는 것만이 가뭄의 원인이 아닌, '공기의 갈증'이 수분을 더 많이 앗아간다는게 밝혀졌다. (자료=네이처)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솔로몬 게브레초르코스 박사팀은 1901~2022년 고해상도 강수량·기온 자료와 다양한 기후모델을 종합해 기온 상승으로 인한 대기 중 수분 증발 수요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해보니,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이는 힘 즉 '대기 증발수요(AED)'가 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ED 증가는 과거 건조지역뿐 아니라 원래 습한지역까지 가뭄을 심화시켜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5년동안 가뭄이 발생한 면적은 1981~2017년보다 평균 74% 늘었고, 이 가운데 58%는 AED의 증가 때문이었다. 특히 1981~2022년 사이 가뭄 강도는 평균적으로 40% 증가했으며, 서유럽, 동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남부 등지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비가 적게 오는 것만이 가뭄의 원인이 아니며, '공기의 갈증'이 수분을 더 많이 앗아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고온, 저습, 강한 일사와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표면 수분 손실을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식생 고사, 농작물 생산성 저하, 식수 위기까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게브레초르코스 박사는 "기존 가뭄 연구는 강수량만을 중심으로 봤지만, 마치 지출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부처럼 불완전했다"며 "대기 증발수요는 무시할 수 없는 '수분 지출' 요소이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은 특히 기록적인 해로, 세계 육지 면적의 30%가 심한 가뭄 상태에 있었으며, 이 중 42%는 AED 상승에 의해 설명됐다. 같은 해 유럽은 50% 이상이 가뭄을 겪었고, 아프리카의 식량 불안과 미국 콜로라도 강 저수지 고갈 등이 발생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수문학자 마이크 허빈스 박사는 "그동안 가뭄의 수요 측면은 간과돼 왔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더 이상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6월 4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기후/환경

+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