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는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화려한 이벤트다. 그러나 불꽃놀이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도 수천발의 폭죽이 하늘에서 화려한 불빛을 내며 타올랐다. 부산에서도 오는 11월 4일 수영구 광안대표 일대에서 불꽃축제가 열린다. 이때에도 수천발의 폭죽이 한순간의 불꽃으로 사라질 것이다.
불꽃놀이는 비단 이처럼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들도 해수욕장 등지에서 소형 폭죽을 즐길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해수욕장 주변은 밤마다 폭죽 소음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고, 폭죽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도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꽃놀이는 심각한 공해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폭죽이 터진 후 퍼진 연기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발생시키고, 폭죽으로 인한 잔해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오염원이 된다. 강한 빛과 소리, 폭약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환경단체 와이퍼스와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는 지난 7월말 인천 을왕리 해변에서 폭죽 탄피를 7952개를 수거했다고 19일 밝혔다. 탄피는 폭죽의 화약을 감싸는 원통형의 용기로, 대부분 폭죽놀이 후 그대로 버려져 방치되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와이퍼스는 폭죽 잔해들이 버려진 을왕리 해수욕장 현장이 "그야말로 난장판"이라며 "하루에도 수만개씩 터지는 잔해들이, 이렇게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해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다. 해수욕장 관리법상 허가없이 불꽃놀이를 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폭죽 판매는 불법이 아니다보니 실제 법적 효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상인을 포함한 시민들과의 마찰로 단속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플라스틱 잔해뿐만 아니라, 폭죽이 터진 후 발생하는 연기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이산화질소, 산화질소 등 유독성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독립기념일 하루동안 불꽃놀이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약 6만340톤, 자동차 1만2000대의 1년치 배출량과 맞먹는다.
불꽃놀이의 폭약과 소음, 빛이 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새해 불꽃놀이로 인해 수백마리의 새가 떼죽음을 당했고 호주에서는 야생동물들의 번식률 및 시기가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불꽃놀이 때문에 스페인 집참새의 번식,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마우지 개체수가 줄었고, 칠레에서는 바다사자의 번식시기가 바뀌었다.
이에 오랜 관행으로 이어온 불꽃놀이를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인도 뉴델리는 최대 명절인 '빛의 축제'에서 폭죽 사용 및 판매를 금지했다. 제주도 역시 탄소배출, 산림훼손 등의 우려에 따라 '제주들불축제'를 내년부터 더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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