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피해 비용으로 산출했더니...1시간에 200억씩 날아갔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0 11:25:55
  • -
  • +
  • 인쇄
2022년 한해 피해비용 377조원...예년의 2배
"온난화로 기후재난 더 빈번하고 격렬해질 것"

지난 20년간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1시간당 평균 1600만달러(약 215억2000만원)씩 발생했고, 같은기간 극한기후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수는 12억명에 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과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연구진은 2000년~2019년까지 기후위기로 발생한 피해비용은 연간 1400억달러(약 188조4260억원)에 달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2022년 한해만 발생한 피해비용이 무려 2800억달러(약 376조8520억 원)로, 이전의 2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폭풍, 홍수, 폭염, 가뭄은 최근 수십년동안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막대한 재산을 파괴했다"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재난들이 더욱 빈번하고 격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비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총비용의 3분의 2는 인명 손실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부동산 및 기타 자산파괴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또 허리케인 하비, 사이클론 나르기스 등 폭풍우로 인한 피해가 전체 피해금액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폭염이 16%, 홍수 및 가뭄이 10%를 차지했다.

기후 피해비용이 가장 높았던 해는 유럽에서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2003년이었다.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한 2008년과 소말리아에 가뭄이 들고 폭염이 러시아를 뒤덮은 2010년이 그 뒤를 이었다. 허리케인이 미국을 덮쳤던 2005년과 2017년에는 부동산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얼마나 악화시켰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이로 인한 재정 손실에 대한 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추정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빈곤국의 극심한 기상 재해 복구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자금 규모를 계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개별 재난의 구체적인 기후 비용을 신속하게 파악해 기금을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고 연구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로 인한 전세계적인 피해비용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산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물론 이전에도 기후위기 및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개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존재했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만 간추려 구체적으로 연구한 자료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구의 증감, 이촌향도 현상같은 다양한 인구학적 요인에서 기후위기만 따로 떼어놓고 살피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연구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했다"며 "우선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얼마나 더 자주 일으켰는지 계산하는 수백건의 선행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온난화로 인한 피해 비율을 추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10명 사망 또는 100명 이상 부상 및 국가재난사태 선포 또는 해당국이 국제지원을 요청한 모든 재난에 대해 이 비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일란 노이(Ilan Noy)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1400억달러는 정말 큰 숫자이지만 이 마저도 저소득국가의 기후변화 영향을 과소 평가한 결과"라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데이터는 유럽에서만 입수할 수 있었고,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역에서 폭염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기후/환경

+

제주 '은갈치' 사라지나?…온난화에 어획량 3분의 1로 '뚝'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주 은갈치 어획량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18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대표 특산 어종인

"韓 화석연료 비중 60%...못 벗어나는 이유"-英 가디언의 진단

한국이 전력생산의 6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이유가 철강과 조선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전력시장의 독점 구조와 재생에너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돼야"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은 취임일성으로 "기상청이 과학기반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18일 밝혔다.전날 임명된 이 청장은 이재명

[영상] 폭염·강풍이 키운 '산불'…스페인·포르투갈 1주일째 '활활'

1주일전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산불이 45℃에 달하는 폭염과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