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기후재난 더 빈번하고 격렬해질 것"
지난 20년간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1시간당 평균 1600만달러(약 215억2000만원)씩 발생했고, 같은기간 극한기후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수는 12억명에 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과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연구진은 2000년~2019년까지 기후위기로 발생한 피해비용은 연간 1400억달러(약 188조4260억원)에 달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2022년 한해만 발생한 피해비용이 무려 2800억달러(약 376조8520억 원)로, 이전의 2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폭풍, 홍수, 폭염, 가뭄은 최근 수십년동안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막대한 재산을 파괴했다"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재난들이 더욱 빈번하고 격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비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총비용의 3분의 2는 인명 손실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부동산 및 기타 자산파괴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또 허리케인 하비, 사이클론 나르기스 등 폭풍우로 인한 피해가 전체 피해금액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폭염이 16%, 홍수 및 가뭄이 10%를 차지했다.
기후 피해비용이 가장 높았던 해는 유럽에서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2003년이었다.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한 2008년과 소말리아에 가뭄이 들고 폭염이 러시아를 뒤덮은 2010년이 그 뒤를 이었다. 허리케인이 미국을 덮쳤던 2005년과 2017년에는 부동산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얼마나 악화시켰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이로 인한 재정 손실에 대한 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추정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빈곤국의 극심한 기상 재해 복구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자금 규모를 계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개별 재난의 구체적인 기후 비용을 신속하게 파악해 기금을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고 연구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로 인한 전세계적인 피해비용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산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물론 이전에도 기후위기 및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개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존재했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만 간추려 구체적으로 연구한 자료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구의 증감, 이촌향도 현상같은 다양한 인구학적 요인에서 기후위기만 따로 떼어놓고 살피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연구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했다"며 "우선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얼마나 더 자주 일으켰는지 계산하는 수백건의 선행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온난화로 인한 피해 비율을 추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10명 사망 또는 100명 이상 부상 및 국가재난사태 선포 또는 해당국이 국제지원을 요청한 모든 재난에 대해 이 비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일란 노이(Ilan Noy)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1400억달러는 정말 큰 숫자이지만 이 마저도 저소득국가의 기후변화 영향을 과소 평가한 결과"라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데이터는 유럽에서만 입수할 수 있었고,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역에서 폭염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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