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 '3년 노력' 물거품되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8 15:47:54
  • -
  • +
  • 인쇄
▲13일(현지시간) 시민단체가 INC-5.2 본회의가 열리는 회의장 복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IISD)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추가 협상회의(INC-5.2)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엔 184개국 회원들은 2022년 3월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전(全) 주기 관리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하고 2년에 걸쳐 협상위(INC)를 5차례 열었다. 계획대로면 지난해 11월 마지막 협상인 5차 협상위(INC-5)가 진행된 한국 부산에서 최종 성안을 도출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후 8월 5~15일 11일에 걸쳐 스위스 제네바에서 추가 협상위까지 열었지만 끝내 아무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협상위는 플라스틱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추후 협상이 계속될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13일 의장의 제안으로 초안이 나왔지만 100여개국이 "항복 문서"라며 초안을 거부했다. 해당 초안은 플라스틱 전 주기를 다루지도 않고, 의무가 아닌 자발적 조치 수준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건강 관련 조항 및 플라스틱의 단계적 폐지 관련 조항도 삭제돼 큰 반발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국가와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소비의 증가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아왔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협상위 실패의 원인을 화석연료·석유화학·플라스틱 로비스트로 돌렸다. 국제환경법센터(CIEL) 조사에 따르면 INC-5.2에 등록한 업계 로비스트는 234명으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표단 인원을 합친 것보다 많고, 과학자들과 원주민 대표들의 숫자는 한참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19명은 이집트, 카자흐스탄, 중국, 이란,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정부 대표단에 공식 포함돼 협약문안 작성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이 때문에 회담 초반부터 협상이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이 분명했다. CIEL은 "플라스틱 생산의 99% 이상이 화석연료 기반 화학물질에서 나온다"며 "기후협상에서 수십년간 발목을 잡아온 기업들이 이번 플라스틱 협상에서 선의로 임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다수 국가 대표단은 협약없이 끝난 것에 큰 실망감을 표했다. 환경단체들도 협상위 결과를 비판하며 소수 산유국과 화석연료 업계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시카 로스웰 EU 집행위원은 "플라스틱 오염은 우리 시대의 큰 위기 중 하나"라며 "EU는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순환경제를 구축할 보다 강력한 협정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 대표단은 "역사적인 기회를 놓쳤지만 계속 나아가야 한다. 지구와 현·미래 세대는 이 협약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고 콜롬비아 측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합의를 거부하는 소수 국가로 인해 가로막혀왔다"고 비판했다. 투발루 측은 "우리 섬은 글로벌 협력과 조치 없이는 수백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계속해서 맞닥뜨리며 생태계, 식량안보, 생계 및 문화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플라스틱 오염의 종식은 화석연료 이해관계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으로, 석유화학산업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우리를 묻어버리기로 결심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모든 시민사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킬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건강과 지구의 미래가 여기 달려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트렌 환경정의재단 설립자는 "소수 석유화학산업 집단이 플라스틱 감축을 거부하고 우리 세계의 절실한 바람을 빼앗았다"며 "플라스틱에 대안이 없거나 플라스틱 감축이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기후/환경

+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탄소 흡수해주는 조간대…훼손되면 '탄소배출원'으로 둔갑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파리협약 10년...전세계 재생에너지 15% 성장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지진에 폭설까지...日 홋카이도 80cm 눈폭탄에 '마비'

최근 연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일본 동북부 아오모리현 바로 윗쪽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눈폭탄'으로 도시가 마비되고 있다.일본 NHK에 따르면 15일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제주에 100MW 해상풍력단지 준공…주민이 4.7% 투자

100메가와트(㎿)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제주 한림에 준공했다.한국전력공사와 한국중부발전, 한전기술 등은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