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주 은갈치 어획량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18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대표 특산 어종인 갈치는 남해안에서 2008년 1만2212톤(t)까지 잡히다가 2024년 3957톤으로 어획량이 줄었다. 전국 어획량을 기준으로 하면 2006년 6만3739톤에서 2024년 4만4507톤으로 30.2% 감소했다.
은갈치 어획량이 이처럼 급감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변화다.
수과원 아아열대수산연구가 지난 10년간 8월을 중심으로 수온 변화와 어장 형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심 20m 수온이 21~23℃일 때 갈치 어장이 뚜렷하게 형성되고 어획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반대로 수온이 27~29℃로 높아질 경우 어장이 약화되거나 분산돼 어획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2023년, 2024년에는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어장이 분산되면서 어획량이 급감했다. 수과원은 이같은 결과를 두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가 갈치 어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표층 수온은 매해 조금씩 상승해 올 6월 기준 동해 바닷물 온도는 평년 대비 1.3℃ 올랐을 정도다. 이로 인해 최근 50년간 우리 어장 지도는 크게 바뀌었다. 어종이 전체적으로 북상한 가운데 제주와 동해 일부 지역에서는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동해 남부서 주로 잡히던 오징어는 서해와 동해 북부로 이동했고, 남해에서 잡히던 어종도 서해와 동해 전역으로 어장을 옮겼다.
한류성 어종으로 동해에서 잡히던 도루묵은 북쪽으로 어장을 옮겼고, 삼치는 남해와 동중국해에서 서해로 어장을 이동했다. 특히 아열대 어종인 태평양 참다랑어는 지난 2021년 제주에 처음 등장한 이후 동해까지 어장을 확대했다.
수과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온 변화가 어장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측정해냈다"고 설명하면서 "오는 2026년부터 제주도 주변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어장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주요 어종의 어장 형성 시기에 맞춰 연안 약 60km 이내의 표층부터 저층까지 해양생물 및 환경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기후변화는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고 수산업은 바다에 의존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수산양식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적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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