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84배 강력한 메탄가스를 뿜어내는 구멍이 발견됐다.
10일 극지연구소는 북극 동시베리아해 해저면에서 폭 10m 내외의 메탄가스 원형 방출구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북극해에서도 고농도 메탄 방출 현상 자체는 이전에도 발견된 바 있지만 실제 방출구의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탄가스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으며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효과가 84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졌다.
극지연구소 홍종국 박사 연구팀은 해저면에서 반사되는 음파 기록용 수중영상촬영 장비를 활용해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수심 약 50m의 대륙붕 해저면을 탐사했고, 그 결과 메탄가스를 방출하는 구멍을 10개 이상 발견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구멍은 폭이 최대 15m에 달했다. 연구팀은 북극해 대륙붕에 있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해저로부터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방출구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북극해 동시베리아해역에서 연간 메탄 방출량을 측정하기 위한 장기 관측장비를 해저에 설치했다. 해당 장비는 1년 후 회수해 북극 해저 메탄가스 방출현상의 변화를 파악하고,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극지연구소는 북극 온난화 진행 증거가 다른 곳에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심해 카메라에 난류성 어종으로 분류되는 오징어가 발견되기도 했고, 북위 80도 부근 동시베리아해역에서 해빙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수준으로 더 녹아내렸다. 비교적 따뜻한 베링해에서 서식하는 대게가 북극해 통발에 잡히는 이례적인 현상도 관측됐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북극은 현재, 북극다움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아라온호가 가져온 탐사 결과들이, 얼음이 없어진 북극해, 따뜻해진 북극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데 활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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