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57% "적응력 뛰어난 종자개발 시급"
전세계 농민들의 71%가 기후위기로 생업에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독일의 의료 및 농업 생명과학기업 바이엘이 지난 5~6월 미국과 중국, 인도, 독일, 호주, 브라질, 케냐, 우크라이나 등 8개국에서 각각 농민 100명씩 총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보고서 '파머 보이스'(Farmer Voice)에 따르면 농민의 90%는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고, 73%는 최근 3년 사이에 병충해 등으로 심한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기후위기로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농가당 평균수익은 15.7%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를 이미 체감하고 있는 농민들은 '앞으로 농가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비중이 76%에 달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케냐 농부는 "기후위기로 가뭄이 심해 농삿일을 아예 관둬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 케냐는 우기에도 비가 거의 오지 않는 4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으면서 굶주린 사자들이 민가를 습격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상황과도 맞물려 농민들은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향후 3년간 농가를 위협할 3가지 난제에 대한 복수응답을 보면 비료값이 55%를 차지했고, 에너지비용 47%, 가격변동성 37%, 농작물 보호가 36%로 꼽혔다.
농민들 입장에선 건강한 토양이 곧 자본이기 때문에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농민의 84%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조처를 취하고 있고,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88%는 환경과 식량안보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해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농민들은 기후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농업분야의 기술혁신이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의 57%는 적응력이 뛰어난 농작물들의 종자개발을 가장 시급한 개선점으로 꼽았다. 농작물 현황을 실시간 시각데이터로 파악하고, 온라인 판로를 개척해 수익을 증대하는 방식으로 농작물을 보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에 대한 수요도 파악됐다.
바이엘 작물과학 부문 사장 로드리고 산토스는 "농가는 환경과 토양에 가장 가까운 기후위기 최전선에서 심각한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며 "그들이 영향을 가장 잘 알고, 농업은 기후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에 농업기술혁신을 통해 제때에 기후복원력을 갖춘 미래를 구축할 수 있도록 농민들의 목소리를 든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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