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젖줄' 담수가 말라간다...전세계 습지 3분의 1 사라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6 16:50:30
  • -
  • +
  • 인쇄
▲보고서 표지(출처= 세계자연기금)

담수자원이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어 물 위기로 인해 58조달러 규모의 경제, 식량안보,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값싼 물의 큰 대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물과 담수생태계의 연간 경제적 가치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60%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담수생태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어 이러한 가치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1970년 이후 전세계 습지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또 이로 인해 강과 호수 등 담수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개체수는 평균 83%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재앙적인 추세로 인해 강과 호수가 극심한 가뭄과 홍수에 직면하고 오염이 증가했다"며 "식량 공급원이 감소함에 따라 물 부족과 식량 불안에 직면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Rio Grande River)의 경우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까지 강 유량이 25%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이 강은 미국에서는 600만명 이상, 멕시코에서는 1000만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에게 농업, 산업 및 식용 용수를 공급하며 해당 지역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스튜어트 오르(Stuart Orr) WWF 국제 담수책임자는 "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모두를 위한 물은 건강한 담수생태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담수는 식량안보, 생물다양성의 토대이자 기후영향에 대한 최고의 완충장치"라며 "담수생태계가 입은 손실을 되돌리면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고서는 "더불어 물 위기는 경제적 압박을 악화시켜 기후변화를 막는 전세계적인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WWF에 따르면 관개 농업 및 산업 등 담수 자원을 이용하면서 얻는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은 연간 최소 7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또한 보고서는 수질 정화, 토질 증진, 탄소 저장, 홍수 및 가뭄 예방 등 간접적인 이익은 연간 약 5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강, 호수, 습지, 지하수의 황폐화는 이러한 가치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기후와 자연에 대한 행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지속 불가능한 양의 물 소비를 비롯해 오염 기업에게 지원되는 보조금, 강 흐름의 변화, 오염, 기후변화 관련 영향은 담수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특히 강 유속 저하가 심각해 전세계 주요 강의 3분의 2가 더이상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다.

담수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막심하다. 보고서는 "2050년에는 물 부족 위험에 직면한 국가들이 전세계 GDP의 약 46%를 차지할 예정"이라며 "이는 현재 1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물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들 국가들의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어 국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WWF는 전세계 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기업, 금융 기관이 지속 가능한 물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시급히 늘릴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동시에 "더 많은 인프라 구축에만 초점을 맞추어 황폐화된 강, 호수, 습지, 대수층을 무시한다면 기후 혼란의 시대에 물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WWF는 "핵심은 담수생태계가 기후변화와 자연손실이라는 두 가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따라서 관련 투자는 담수생태계의 지속적인 손실을 되돌리기 위해 집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WWF는 국가 주도의 담수 생태계 보존 정책 및 기업의 ESG 확대로 인한 수자원 보호를 제시했다.

미셸 티엠(Michele Thieme) WWF 담수부문 부국장은 "인간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가뭄, 홍수 등이 담수에 끼치는 악영향은 엄청나다"며 "이러한 영향이 더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담수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