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40%가 건축...난민·데이터센터 대비해야
기후재난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모든 건축물을 20년내 보강해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깐느에서 개최된 국제부동산산업박람회(MIPIM)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가정집, 사무실, 공장 등 모든 건물들은 기후변화를 버텨낼 재간이 없다"면서 "전세계 모든 건물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고, 기후재난을 견딜 수 있도록 20~30년 내 개보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프킨은 현재 전세계가 '3번째 대멸종'의 재현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5번의 대멸종 가운데 약 2억4500만년전 페름기에 벌어진 3번째 대멸종은 대규모 화산지대가 방출한 이산화탄소로 땅이 급격히 메마르고, 큰 산불로 이어진 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원인이 화산이 아닌 인류의 탄소발자국인 것이다.
부동산산업이 현 사태에 대한 책임과 이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게 리프킨의 설명이다. 부동산산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운용되는 자금 규모는 362조달러(약 47경원)에 달한다.
리프킨은 기후변화가 가장 큰 도전이지만, 도전은 곧 기회와 맏물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후재난은 정치적인 행정구역이나 국경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는다"면서 부동산 부지를 생태적인 지역 단위로 나눠서 볼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례로 앞으로 기후재난으로 기후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할 전망이기 때문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해체·조립이 빠르게 가능한 주거형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 수요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모든 빌딩이 통신망의 교점인 '노드'처럼 건물 내 데이터센터를 갖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프킨은 "건축을 비롯한 기반시설이 향후 기후변화 대응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건축이 곧 미래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부동산은 기후변화와 동떨어져있기 때문에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되기 전에 바뀌어야 한다"며 업계의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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