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일부 지역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맹렬한 폭염이 이번주 내내 이어진다. 한낮기온이 매일 정점을 찍으며 올라가는 '극한폭염'에 온열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경기 가평의 낮 기온이 39.1℃였고, 서울도 7월 중 역대 4번째로 높은 최고기온 38℃를 기록했다. 이밖에 양주 은현면은 38.9℃, 수원은 35.8℃ 등 경기도 다수 지역에서 40℃에 근접한 폭염이 이어졌다. 이날 경기 안성시 양성면은 낮 최고기온이 40.6℃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기기장애로 인해 잘못 측정된 수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광역시와 전남지역의 낮 최고기온도 37℃ 안팎까지 치솟았다. 광주에서는 27일 오후 3시 23분경 지상 변압기에 불이 나 쌍촌동 일대 5개 아파트단지 전력공급이 1시간가량 끊겨 2501세대 주민들이 폭염에 큰 불편을 겪었다. 강원 대관령도 일 최고기온 33.2℃로 역대 가장 더운 7월 날씨를 기록했다. 대관령은 전날에도 33.1℃로 2018년 7월 32.9℃의 기록을 경신했고 이날 또다시 새 기록을 썼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27일 기준 누적 온열환자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0% 증가한 2311명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온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7일 오후 1시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비닐하우스에서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사망원인을 온열질환에 의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는 맨홀 안에서 상수도 누수 공사를 하던 작업자 2명이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명도 현재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37℃까지 오르면서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충남 당진시 읍내동 한 도로변에선 40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것을 시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를 비롯해 이날 충남에서만 총 4건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세종에서는 복숭아 축제 현장을 지원 나온 관계자 2명이 무더위에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3명이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낮 최고기온 37.2℃를 기록한 인천에서도 온열질환자가 잇달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인천 연수구에 사는 40대 남성은 실내에서 열경련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간 미추홀구에선 거리를 걷던 60대 남성이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열대야'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 강릉은 간밤 최저기온이 30.0℃로 '초열대야'였다. 서울 기온은 28.8℃까지 내려가는 데 그쳤다. 서울은 28일까지 9일 연속, 인천·청주·강릉은 8일 연속 열대야를 겪었다. 제주 서귀포엔 지난 15일 이후 2주 가까이 열대야가 이어졌다.
충북 청주와 여수시 거문도는 28.5℃, 해남군 땅끝마을 27.8℃ 등을 기록했다. 아침 최저기온 26.7℃를 보인 강진군 관측 지점의 경우 7월 하루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번 더위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몰려온 덥고 습한 공기로 인한 것이다. 백두대간 서쪽은 남동풍이 불면서 '푄현상'으로 인해 특히 더운 상황이다.
더위는 오는 8월 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당분간 체감온도는 35℃ 내외로 올라 매우 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
월요일인 28일 낮 최고기온은 32∼37℃로 예보됐다. 이날 지역별 예상 최고 낮 기온은 서울 37℃, 수원·대전·청주·전주 36℃, 춘천·원주·강릉·광주·대구 35℃, 부산·제주 32℃ 등이다. 29일에도 최저기온은 22∼27℃, 최고기온은 32∼37℃로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28일 오후에 경기 남서부와 충남, 충북남부, 전북 등에 5∼30㎜ 정도 소나기가 쏟아질 때가 있겠으나 더위를 식히지는 못하겠다. 그외 비 소식은 8월 7일까지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영유아·노약자·임산부·만성질환자의 경우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야외작업장에는 시원한 물과 쉴 수 있는 그늘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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