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와 튀르키예 전역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 발생해 수십명이 대피하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스는 전국에서 화재 진압이 이어지고 있고, 튀르키예는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그리스에서는 26일(현지시간)부터 펠로폰네소스, 에비아, 키티라, 크레타 등 5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그리스 본토 중앙 내륙 지역의 기온은 42.4℃까지 상승했고, 아티카 지역 아피드네스에서 시작된 화재는 드로소피기, 크리오네리, 아기오스스테파노스 등으로 번졌다.
기후위기·시민보호부 야니스 케팔로야니스 장관은 "소방관이 다쳤고, 인명이 위험에 처했으며, 주택과 산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키티라섬 화재에 67명, 메시니아 화재에 100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해안경비대가 해변 피서객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현장 대응이 이어졌다.
에비아섬 피소나 인근의 화재는 '통제불능' 상태였고, 최소 6명의 소방관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메시니아 트리필리아 지역에서도 주택과 농경지가 불탔다.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에 산불 진압 항공기 6대를 요청한 상태다.
튀르키예도 주말동안 전국 84건에서 산불을 대응했다. 농업산림부 이브라힘 유막클리 장관은 "10월까지 산불 고위험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극심한 폭염과 급변하는 바람이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에스키셰히르에서 발생한 화재로 구조대원과 산림청 직원 등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틀며 작업자들을 순식간에 불길로 몰아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목숨을 바쳐 숲을 지킨 영웅들"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튀르키예 남동부 실로피에서는 50.5℃라는 역대 최고 기온이 관측됐고, 체슈메 등 관광지에서는 물 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이달초 이즈미르 외딤시 인근에서는 산불로 고령자와 산림청 직원 등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최근 유럽의 산불은 해마다 더 많고 강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그 배경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폭염과 가뭄이 길어지면서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번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도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후 조건에 따른 구조적 위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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