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美관세 15% 합의…막판 협상 돌입한 韓 최종병기는?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8 14:28:13
  • -
  • +
  • 인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하면서, 관세 유예 대상국 가운데 막차를 타게 된 한국도 15% 관세협상에 성공하게 될지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은 EU보다 더 낮은 10% 관세에 합의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8월 1일까지 딱 나흘을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협상단은 조선산업 투자를 핵심으로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미국측에 제안하면서 막판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마스가'는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약자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국 민간 조선업체들의 현지 투자와 공적금융 지원을 결합한 대형 패키지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이 대출·보증을 통해 자금지원을 뒷받침하고, 민간 조선업체들이 조선소 건설·운영, 기술이전, 인력양성까지 주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 수차례 요구해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 협상팀이 카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건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이 수조달러씩 투자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LNG 수입 확대와 공동개발 가능성은 검토중이지만, 실제 참여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이유는 초기 사업비만 60조원을 웃도는 고난도 사업에 경제성 논란까지 있어 민간업체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수차례 포기했던 전례도 있고, 극지공사 환경, 수요 전망, 천연가스 가격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합작법인 형태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 우리 정부에겐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와 1000억달러(약 137조) 수준의 대미 직접투자 계획만으로는 미국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본과 15% 관세조건으로 5500억달러(약 760조) 투자를 이끌어내고, EU에게는 6000억달러(약 820조)를 투자받기로 한 미국이 1000억달러에 만족할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한국에 약 4000억달러(약 550조) 투자 패키지를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협상을 통해 이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게다가 일본은 5500억달러(약 760조) 투자 패키지 외에 미국산 농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알래스카 LNG 참여를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고, EU는 6000억달러 투자 외에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00조) 구매, 반도체와 항공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조건으로 자동차 관세 15%를 확보했다. 영국은 별도로 연간 10만대까지 자동차 관세 10%로 합의했다.

정부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일본·EU와 달리 산업 협력 중심의 차별화된 접근으로 강조하고 있다. '기술·생산·인력 연계형 동맹'을 통해 단순 재정 지원이나 보증을 넘어선 실질 기여라는 점을 부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EU가 제시한 투자 대부분이 보증·약정인 반면, 한국은 그린필드형 직접투자 위주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에 일부 농산물을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 사안도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내용이다. 33개월 이상 소고기에 대해서도 수입을 허가해줄 것과 쌀 수입물량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우리 협상은은 막판 협상 카드로 쌀과 소고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 카드가 대미 관세협상의 최종병기가 될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8월에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번 협상에서 이 품목까지 포괄할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