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공시' 의무화에 막막한 기업들...준비해야 할 사항은?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6 15:29:37
  • -
  • +
  • 인쇄
금융당국, 2025년부터 단계적 의무화 예정
"리스크 파악, 지속가능보고서 활용 등 대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별도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업보고서에 넣어야 하는지, 기준이 정해지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그래도 막막하네요." 최근 만난 한 기업 재무담당 직원의 이야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당국도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업들의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중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가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공유했고, 지난해 12월 관계부처합동으로 K-ESG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공시관련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도 ESG 공시기준 마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기후관련 재무정보 및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개에 관한 표준' 초안을 발표했다. 이 초안은 투자자 중심의 지속가능성 공시의 포괄적인 국제 기준선이자, 이해관계자들의 정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각 국가별 요구사항과 양립할 수 있는 기준을 제정하는 것이 목표다. ISSB는 공개초안에 대해 올 7월 29일까지 전세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후 공개초안의 의견에 대해 ISSB에서 재심의 후 내년에 '최종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공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ESG 공시 의무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도 대비에 분주하다. 그나마 ESG 경영을 일찍 시작했고, 꾸준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공개했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수년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공시 기준이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도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관련된 내용들을 이미 계량화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기업, 아직 ESG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중소기업의 경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 기업은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준비중인 곳도 있다. 또 재무나 공시 담당자들을 ESG 공시 관련 세미나나 심포지엄 등에 보내는 기업도 다수다. 한 기업 공시담당자는 "대기업에 비해 (공시 의무화까지)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회사의 판단에 관련 설명회나 세미나 등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들으려 하고 있다"며 "그래도 아직 막막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정남 삼정KPMG 상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가별 매출 100대 기업의 비재무보고서 발간율이 높은 나라(90% 이상)는 14개국이다. 특히 일본의 매출 100대 기업은 모두 비재무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각각 7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ESG 정보 공개가 뒤쳐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ESG 경영 그리고 공시와 관련해 경영진의 의지, 직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한 로드맵과 비전 마련,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정보 공개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세미나에서 "평가결과를 이용한 개선을 위해 개선사항 구분 및 정리, 개선 로드맵 작성을 통한 개선사항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즉시 개선 가능한 사항, 개선 가능하나 시간이 필요한 사항, 담당자의 권한을 뛰어넘는 사항 등으로 구분해 정리하고 로드맵을 작성해 관리하고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ESG 도입을 고민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ESG 담당자와 조직 지정 △해당 기업이 직면한 ESG 리스크 파악 △정부의 지원사업 적극 활용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기후/환경

+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호주 2300km 산호군락지 '하얗게 변색'...해양폭염으로 역대급 피해

올초부터 이어진 해양폭염으로 호주 전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산호 감소가 확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