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발 기술과 해저 지질을 결합해 고배출 산업의 탄소를 대신 저장해주는 서비스를 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던라이츠는 노르웨이 베르겐 인근 외위예르덴에 저장터미널을 두고 있다. 이곳에는 노르웨이 남부 시멘트 공장에서 포집된 액화 이산화탄소가 선박으로 운송돼 저장되고, 액화된 탄소는 다시 북해 해저 2.6km 암석층으로 압입돼 영구 격리된다. 현재 네덜란드 비료공장, 스웨덴 발전소, 덴마크 오르스테드사의 발전시설 등이 노던라이츠와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의 운영책임자인 악셀 플레너는 "부두와 탱크만 있으면 어디든 탄소를 수거하러 갈 수 있다"며, 북해 연안국을 대상으로 '광역 탄소처리 서비스'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노던라이츠는 탄소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비용을 톤당 7~8만원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현재 탄소배출세(톤당 약 11만원)보다 낮지만, 포집 및 공정 변경 등 부대비용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저장·운송 비용은 톤당 10만원 수준이며, 포집비용은 최대 55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약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초기 10년 운영비의 3분의 2를 정부가 지원하며, 스웨덴·EU 등도 자금을 일부 투자했다. 에너지부의 알렉산더 엥 차관은 "유럽 CCS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르웨이 정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해저 암반에는 약 80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노르웨이 연간 탄소배출량에 비춰봤을 때 노르웨이에서 배출되는 모든 탄소를 약 1600년동안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의 하산 무슬레마니는 "석유산업 유산과 천연 지질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 대비 수익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우드맥킨지는 셸 등 지분 보유 기업들이 약 1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전환 컨설팅 부문 부사장 마이리드 에반스는 "석유·가스보다는 수익이 적지만 안정성은 더 높다"며 "CCS가 '정부 보조금을 전제로 한 신사업'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서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이끄는 금융 컨소시엄이 북동부 탄소저장 프로젝트 두 건에 약 80억파운드(약 14조8000억)를 대출하며 민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분석가 칼 그린필드는 "상업적 CCS 시대가 열리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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