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6 13:59:30
  • -
  • +
  • 인쇄
▲폭이 좁고 긴 띠 모양으로 형성된 비구름대(사진=기상청)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0㎜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거리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다른 이유는 특이한 비구름대 모양 때문이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긴 띠 모양의 구름대가 발달했다. 비구름의 남북 폭이 좁은 편이라 같은 시, 군, 구에서도 비가 내리는 시간대와 강수량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실제로 강원 철원군에는 아침부터 1시간 동안 51.5㎜의 비가 내리는 등 누적 강수량 81㎜를 기록하고, 경기 포천과 연천엔 오전 0시부터 11시까지 각각 54.5㎜, 54㎜의 비가 내려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서울은 구름대가 살짝 걸치는 수준이어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 것이다.

다만 비구름대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서서히 이동해 이날 오후에는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녁부터는 주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쏟아지는데, 대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비구름대가 압축된 형태로 형성됐으므로 짧은 시간에 강력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미 한차례 폭우가 퍼부었던 호남과 영남 지역에는 이날 또다시 시간당 70㎜의 극한호우가 예보됐고, 다음날까지 경기 남동부와 강원 중남부, 호남에는 최대 120㎜, 서울과 충청, 영남, 제주에는 10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비구름대는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에 내리는 비는 밤이면 대부분 그치겠지만 충청 남부와 남부 지방, 제주는 내일 오전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

이처럼 국지성 호우를 내리는 띠 모양 구름대가 형성된 원인으로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꼽힌다. 올 6월 기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 가량 높았고, 이로 인해 대량의 수증기가 대기로 유입됐다. 이 습한 공기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폭이 좁게 압축된 형태의 구름이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띠 모양 비구름이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장마철에도 해수면 온도가 높고, 북태평양고기압이 강세를 유지해 띠 모양 구름대가 형성됐고, 그 결과 일부 지역에 갑작스럽게 퍼붓는 예측 불가능한 '기습폭우'가 쏟아졌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이 전례 없는 야행성 폭우와 국지성 집중호우를 부르며 날씨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이날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우리나라처럼 좁은 지역에선 작은 변수로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단기 예보가 아닌 이상 날씨를 정확히 맞추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