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7일 환경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NDC)가 매우 부적정한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대한민국 NDC가 5가지 이유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감축 기준에 한없이 부족하다는 꼬집었다.
첫번째 이유로 전세계 평균 감축경로와 대한민국의 감축목표를 비교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제6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전지구적 목표인 1.5℃ 온도상승 제한을 위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3%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137만톤으로 IPCC의 기준에 따라 2030년에는 3억9978만톤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NDC는 2030년 4억3600만톤을 목표로 하고 있어 부적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전세계적 목표 기준에서도 우리나라 목표치는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2 배출격차 보고'는 모든 국가의 NDC가 이행되더라도 지구 평균온도를 2.6℃까지 상승시킬 것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NDC는 IPCC가 제시한 평균 감축경로에 미치지 못해 배출격차 발생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번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수준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목표치는 부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NDC 목표를 제시하고 감축정책을 마련한 2010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NDC와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2023년까지 29%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수준이다. 이는 미국 47%, EU 48%, 일본 42%, 호주 44%, 캐나다 37%, 뉴질랜드 47% 등 다른 나라 감축률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네번째로 기후행동추적(Climate Aaction Tracker, CAT)이 통합평가모델로 도출한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도 제시됐다. CAT는 대한민국 NDC 자체가 3℃까지 온도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부족' 수준이고, 현재 정책과 노력은 4℃ 까지 온도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매우 부족'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CAT는 대한민국이 1.5 ℃ 온도 상승 제한을 위해 현재 목표보다 25% 이상 추가 감축한 3억250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탄소예산 분배 측면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탄소예산은 인류가 특정 온도 상승까지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뜻한다.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실무그룹1은 2020년 기준 온도상승을 1.5℃로 제한할 수 있는 50% 확률의 탄소예산으로 5000억톤을 제시했다. 이 예산을 2019년 대한민국 인구에 따라 분배할 경우 33억5000만톤을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배출량과 목표 등을 고려하면 1.5℃ 탄소예산은 2026년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박정 의원은 "세계적 기준 대비 대한민국 NDC는 매우 부적정한 수준이며, 이대로면 기후위기를 앞당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IPCC가 지적한대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없기 때문에 탄소중립기본법의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박정 의원은 이날 '기후환경단체 플랜 1.5'와 함께 '대한민국 NDC의 문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내놓았다. 특히 종이없는 국정감사 실천을 위해 QR코드 자료집을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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