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
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팀은 인도양 남부에 위치한 허드섬의 빙하가 70년 사이에 약 4분의 1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공사진·지도를 위성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한 결과, 1947~2019년 섬 기온이 0.7℃ 오르면서 빙하 면적이 289㎢에서 22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47년 이후 허드섬의 빙하 29곳이 녹고 있으며, 특히 섬 동부에 위치한 스티븐슨 빙하는 최대 6km까지 후퇴할 정도로 녹아버렸다. 지난 20년동안 이 빙하는 연평균 178m씩 후퇴했다. 인근 로렌스 반도의 빙하 손실은 더 심각하다. 1947년 면적이 10.5㎢에 달했던 빙하는 2019년 2.2㎢밖에 남지 않았다.
연구팀은 빙하가 사라지는 원인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앤드류 매킨토시 SAEF 수석연구원은 "빙하는 작은 온도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다"며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허드섬은 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4100km, 남극에서 북쪽으로 1500km 떨어진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무인도임에도 불구하고 올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섬에는 호주 유일의 활화산인 빅벤이 있으며 펭귄, 슴새류, 알바트로스 같은 바닷새를 비롯해 코끼리물범 그리고 이 섬에서만 자라는 고유 식물종이 서식한다.
저스틴 쇼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 SAEF 부교수는 "남반구 수목한계선(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에 위치한 허드섬에 자라는 식물은 단 1종"이라며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쇼 박사는 빙하가 녹으면 이 섬에 사는 생태계에 위험을 초래하고 노출된 맨땅이 늘면서 침입 식물종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빙하가 사라진 자리에 석호가 나타나면서 새들이 둥지를 틀 땅이 사라지고, 해안 침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쇼 박사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극저온'(Cryosphere)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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