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보다 인구 2배 증가해 물소비도 늘어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에서 오는 22일~24일 46년만에 개최되는 유엔 물회의(Water Conference)에 앞서 2030년에 이르면 전세계 물이 40% 부족해질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글로벌 물경제위원회(Global Commission on the Economics of Water)는 2030년까지 전세계 담수의 수요가 공급을 40% 초과하면서 물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글로벌 물경제위원회는 지난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출범한 조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웃나라에 물을 의존하고 있고, 남용과 오염 그리고 기후위기 등으로 물 공급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물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국제적인 차원에서 '환경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매년 전세계적으로 농업과 물에 투입되는 국가보조금이 1조달러(약 1300조원)가 넘고 있는데, 이는 물 낭비를 더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수 문제 해결 및 습지 등 담수 시스템 복원도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수자원에 대한 글로벌거버넌스를 개편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물 관리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과 함께 물 가격 적정화, 개발도상국 및 중산층 국가의 수자원 자금 조달을 위한 '공정한 물 파트너십'(just water partnerships) 구축 등 7가지 해결방안을 권고했다. 각국 정부는 물 남용을 부추기는 잘못된 농업보조금을 시급히 중단하고 산업계의 물 낭비 관행도 점검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물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수자원을 방치할 경우 국가 번영에 미칠 위험을 명확하게 제시한 첫번째 사례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요한 록스트롬(Johan Rockstrom)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세계의 수자원 방치가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물을 낭비하고, 오염시키고, 기후에 영향을 미쳐 전세계 수자원 순환을 변화시키는 3중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하수시스템을 가리키며 물이 쓰이는 방식이 대부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안전하고 신선한 물을 고작 배설물, 질소 및 인 운반에 쓰는 데다 비효율적인 폐수처리시설이 하수의 30%를 수중생태계로 누출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하수시스템에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록스트롬 소장은 물이 기후위기와 세계 식량위기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 뒤에는 항상 물이 있지만 정작 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며 "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농업혁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공동저자 마리아나 마즈카토(Mariana Mazzucato)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 경제학 교수는 "정의와 형평성을 문제의 중심에 둬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기술적, 재정적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한편 '유엔 물회의'는 1977년 아르헨티나에서 제1회가 열린 이후 올해가 두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1977년에 비해 지구 인구는 80억명으로 2배나 증가했다. 그만큼 물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30년까지 세계 인구는 85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물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유엔은 올해 물회의를 통해 물 위기에 대한 전세계 인식을 고취하고, 국제적으로 합의된 물 관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함께 올해 '물회의' 주최국인 네덜란드의 헨크 오빙크(Henk Ovink) 국제 수자원특사는 "기후위기, 생물다양성위기 그리고 식량, 에너지, 건강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물의 가치 및 관리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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