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이어졌던 호주 산불로 '2020년 오존층 5% 파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0 08:30:02
  • -
  • +
  • 인쇄
산불 연기가 오존 분자 파괴하는 화합물 형성
잦은 산불로 파괴된 오존층 회복하기 힘들어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개월동안 호주 남동부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산불의 연기로 인해 당시 오존층이 최대 5%가량 파괴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산불로 오존층이 파괴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파괴된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과 콜로라도주립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은 2019~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인해 2020년에 오존층을 일시적으로 3~5% 고갈됐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게재했다.

오존층은 성층권에서 오존 양이 많은 높이 25~30km 사이에 있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사되는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복사에너지의 양을 줄인다. 자외선은 살아있는 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이를 흡수하는 오존층이 파괴되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오존층이 얇아지면 피부암과 백내장 환자가 늘어난다.

그런데 산불에 의해 발생한 연기가 지구를 순환하다 화재 적란운에 의해 성층권으로 분출되면서 오존층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산불 연기 에어로졸이 성층권의 염소(Cl)를 활성화시켜 오존 분자를 파괴하는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에 따르면 염산은 일반 황산이나 물 입자보다 연기 에어로졸에서 약 1000배 더 쉽게 용해된다.

연구를 주도한 수잔 솔로몬(Susan Solomon)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기학과 수석연구원은 "연기 입자에 의한 오존 파괴는 매년 봄에 남극 오존 구멍이 형성되는 과정과 비슷하지만 그 기온은 훨씬 더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층권의 염소 수치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오존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 사용이 중단되면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오존층 복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솔로몬 연구원은 "2020년 발생한 산불로 불과 1년만에 오존층이 3%~5% 손실됐다"며 "일시적 손실은 곧 회복되겠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경우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틴 주커(Martin Jucker)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도 "오존 구멍이 적도 쪽으로 확장되고 있어, 특히 호주 지역의 오존층이 더욱 얇아질 수 있다"고 했다. 로라 리벨(Laura Revell)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대기학자 역시 "보통 오존 구멍은 남극의 낮은 기온 때문에 남극 상공에서 형성되는 반면, 산불 연기에 의한 오존 파괴는 비교적 따뜻한 온도에서 발생해 인구가 많은 중위도 지역의 오존 손실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기후/환경

+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