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jiha' 그대로 옮긴 BBC "현실결과, 영화보다 참담했다"
'서울 물난리' 소식을 보도한 주요 외신들이 침수피해에 취약한 '반지하'에 주목하며 영화 '기생충'보다 심각한 현실을 조명했다.
9일(현지시간) BBC는 80년만에 서울 도심을 강타한 집중호우에 대해 보도하면서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BBC는 비극이 일어난 장소에 대해 'semi-basement'(준 지하실), 'underground apartment'(지하 아파트)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어를 그대로 알파벳으로 옮긴 'banjiha'(반지하)로 표기했다.
이어 BBC는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 도입부에서 주인공 가족이 필사적으로 물을 퍼내는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다. 다만 현실의 결과는 영화보다 참담했다"며 "강남의 화려한 빌딩과 떨어진 이곳에는 수백명의 한국인들이 주거목적에 부합하지도 않는 땅속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도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벌어진 폭우피해를 조명하며 간밤에 적어도 9명이 숨졌고, 희생자 가운데 반지하 주택 거주자가 3명이었다며 서울의 반지하 거주자 중에는 빈곤층이 많다는 과거 기사를 소개했다. NYT는 반지하 주거 형태가 영화 '기생충'의 배경으로 활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반지하 주택을 기생충의 배경으로 소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반지하 침수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도 폭우피해를 상세히 전하고 반지하 주택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된 비좁은 지하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총 32만7000가구가 지하(반지하 포함)에 살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에 31만 4000여가구(96%)로, 수도권 도심에 쏠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호우로 수도권에서만 107세대 16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02세대 155명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인근 학교, 체육관 등의 대피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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