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빨라져...남은 156일 지구에 빚지는 인류
인간이 쓰고 배출하는 자원을 지구가 생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올해는 7월 28일로 끝났다. 연말까지 남은 156일동안 인간이 쓰고 버리는 자원은 지구의 자정능력을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자원을 소모하면 지구는 1.75개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처럼 자원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지구가 4개 필요하다는 따끔한 경고도 나왔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는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7월 28일(현지시간)이라고 밝혔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은 자원에 대한 인간의 수요와 폐기물 방출 규모가 지구의 생산 및 자정능력을 초과하게 되는 날이다. GFN은 1970년 이래 매년 달라지는 생태용량 초과 시점을 계산해 공개하고 있다.
2022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도달 시점은 GFN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빨랐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처음 계산했던 1970년은 12월 29일이었다. 그러나 50년만에 도달 시점이 5개월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현재의 인류 자원소모 속도와 자연의 재생속도를 맞추려면 지구가 1.75개 필요하고, 올 연말까지 남은 156일동안 인류는 지구에 '생태적 빚'을 지게 됐다.
지난 50년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몇 번의 예외를 제외하곤 계속해서 앞당겨졌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이 봉쇄조치를 취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8월 22일로 늦춰졌다. 이 연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해는 날짜가 점점 빨라졌다. 1970년에는 12월 25일, 1990년은 10월 11일, 지난 2021년은 7월 29일이었던 것으로 볼때, 지구의 자원고갈 속도 역시 점차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GFN은 각국의 생태용량과 1인당 생태발자국을 기반으로 생태용량 '채권국'과 '채무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도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기준으로 날짜가 빠른 국가는 '채무국' 늦은 국가는 '채권국'이다. 카타르는 올 2월 10일 '국가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맞은 '채무국'이다. 룩셈부르크는 2월 14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자메이카는 세계에서 가장 늦은 오는 12월 20일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생태용량 채무국'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4월 2일 전세계에서 17번째로 '국가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맞았다. GFN이 공개한 최신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생태발자국은 6.3글로벌헥타르(gha)로, 같은해 전세계 평균 생태발자국인 1.6gha와 비교했을 때 4배가량 높았다. 즉 인류가 한국같은 속도로 자원을 소모한다면 지구가 4개는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GFN은 "전세계가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매년 6일씩만 늦춰도 2050년에 이르면 12월 31일까지 늦출 수 있다"면서 △육류 소비를 줄이는 등 친환경 식단으로 전환시 13일 △도심내 자전거 인프라 개선시 9일 △해상풍력발전 증강시 10일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 및 예상성과를 공유하며 각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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