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등으로 기업들 ESG 투자 위축돼"
올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규모가 크게 줄었다. 특히 친환경 사업을 위한 녹색채권의 발행 규모는 작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18일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플랫폼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12일까지 ESG채권으로 분류되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의 총 발행금액은 34조68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조6305억원에 비해 32.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 발행규모인 83조4217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의 발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4조1010억원으로 전년동기 9조3340억원보다 56.1%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체 ESG채권 발행 규모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동기 18.1%에서 올해 11.8%로 6.3%포인트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녹색채권이 지속가능채권보다 비중이 높았는데, 올해 역전된다.
ESG채권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하는 사회적채권의 발행 규모 역시 27.4% 감소했다. 올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사회적채권은 25조399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4조9865억원이었다. 지속가능채권도 작년 동기 7조3100억원에서 올해 5조1820억원으로 29.1% 줄었다.
전문가들은 ESG채권 발행이 크게 준 것은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위축과 함께, 거시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리스크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탁원을 통해 발행된 채권은 약 226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 감소했다. 전체 규모는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특수채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반회사채의 경우 31.7% 줄었고, 금융회사채도 3.2% 감소했다. 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경고가 나오는 등 거시경제가 불안하다는 점도 ESG채권 발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로 꼽혔다. 기업들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다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등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 위축과 함께 거시적인 불안감이 기업들의 ESG채권 발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적인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공공기관들의 채권 등에 관심이 몰리면서 ESG채권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거시경제 위기 상황에서 우선 재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전략이 우선이기 때문에 ESG채권 발행이 준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도 기업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고, 이는 녹색채권 발행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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