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에서 '인' 추출해 재활용해야...곡물생산비 낮추고 수질오염도 완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3 17:14:48
  • -
  • +
  • 인쇄
비료원료로 쓰이는 인, 자연채굴보다 폐기물 재활용이 경제적

하수에 섞인 인(P) 성분을 활용해 식량가격 상승을 낮추고, 오염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생태수문학센터(UKCEH)와 영국 에든버러대학이 이끄는 40명의 국제연구진은 하수처리장에서 비료의 필수성분인 인을 추출해 식량 생산 비용을 낮추고 수로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최근 비료 가격이 오르면서 인을 자연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하수 등에서 재활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경제적이라고 분석했다. UKCEH 과학자들은 영국 하수에서 인을 회수하는 데 필요한 자본이 약 16억파운드라고 추정했는데, 이는 광물에서 직접 인을 추출했을 때보다 크게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을 함유한 암석의 가격이 1톤당 240달러에서 9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인의 재활용에 대한 이익이 더 커진다.
 
모든 식물에서 발견되는 인은 식물재배에 필수로, 대부분의 화학비료가 인, 질소, 칼륨(NPK)의 혼합물을 사용한다. 비료에 사용되는 인은 대부분 암석에서 채굴되며, 인석은 주로 모로코와 같은 소수 국가에서만 생산된다. 하수에 함유된 인은 전세계 약 15%만이 회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비료 가격이 오르면서 농부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심지어는 농작물을 심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 결과, 이미 공급문제와 에너지비용 상승에 연쇄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식품가격이 더욱 고공행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인은 비료로 사용할 경우 환경오염, 특히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다. 비료 사용으로 인이 환경에 유출되면 강과 연못의 자연적인 균형을 깨뜨리고 조류를 번성시켜 어류와 식물에 해를 끼친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브라이언 스피어스(Bryan Spears) UKCEH 교수는 "인 문제는 우리를 식량 안보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인은 유한한 자원으로, 개발도상국들은 보유량이 충분하지 않은 반면 선진국에서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른 인 오염은 생태계 균형을 깨뜨리고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며 식수공급도 위협하고 있다.

스피어스 교수는 정부가 농업시스템에서 인 낭비를 줄이고 하수 및 기타 원천으로부터 인의 재활용을 장려하지 않으면 인 공급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식량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에 보고서는 2050년까지 인의 재활용을 50% 증가시켜 전세계 인 오염을 50% 감소시킨다는 50:50:50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구진은 정부에서 폐수 처리를 개선, 하수에서 인을 제거하고 재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농부들로 하여금 보다 표적화된 비료기술을 사용하고 가축분뇨를 화학비료의 대안으로 활용하도록 장려하며 사람들의 육류소비량을 줄여 동물사료 재배에 사용되는 인의 양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인은 콜라와 같은 음료의 방부제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연구진은 재활용을 통해 방부제의 원료도 충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윌 브라운리(Will Brownlie) 에든버러대학 담수과학자는 "코카콜라 등 음료제조업체에서 재활용 인을 사용하는 대안을 개발해 강과 호수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음료로 환원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기후/환경

+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이미 25% 증발...유네스코유산 '허드섬 빙하' 사라질 위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