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한계 넘었다…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hBN 다층 합성' 성공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2 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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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신현석(오른쪽 아래), 펑딩(왼쪽 아래) 교수 연구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육방정계 질화붕소 단결정'을 여러층으로 합성, 고집적 반도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UNIST 신현석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육방정계 질화붕소(hBN) 단결정을 여러층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기정통부 미래기술연구실, 리더연구, 기초연구실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이날 게재됐다.

육방정계 질화붕소는 차세대 고집적 반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하 트랩, 전하 산란 같은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2차원 절연체 소재로 알려져 있다. 차세대 고집적 반도체는 실리콘을 2차원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 등으로 바꿔 전류누설, 발열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칩의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황화몰리브덴이 웨이퍼에 직접 닿으면 전하가 갇히는 전하 트랩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웨이퍼와 이황화몰리브덴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절연체가 꼭 필요하다. 전하 트랩은 반도체와 같은 고체 안에서 전자나 정공의 이동을 방해하는 영역을 뜻한다. 반도체 칩은 전하의 흐름(전류)을 on-off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하 트랩이 발생하면 반도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또 전하 산란을 막기 위해서는 절연체 소재 또한 이황화몰리브덴과 동일한 2차원 소재로 써야한다. 2차원 소재는 구성 원자끼리 2차원 평면 형태로 연결돼 있어, 실리콘과 같이 3차원 구조 소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전하 산란이 발생하지 않는다.

▲ 단결정 다층 육방정계 질화붕소 박막이 합성되는 과정.(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원 소재는 원자들이 평면으로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단일 원자 두께를 한 층으로 하며 두층 이상 쌓인 경우에 다층으로 불린다. 물질이 원자 수개 두께로 얇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불완전한 화학결합이 없다. 구성 원소의 종류와 조합에 따라 전도성이 도체(전기자 잘 통하는 물질), 반도체(특정 조건에만 전기가 통하는 물질), 절연체(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특성을 가지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질화붕소는 유일한 2차원 절연체 물질이며, 2차원 소재로 널리 알려진 그래핀은 도체다.

그동안 2차원 절연체 소재를 반도체 소자에 쓸 수 있을 만큼 적절한 두께를 갖는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기술 개발이 난제였다. 연구팀은 합성에 필요한 재료의 농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합성 방식을 통해 두께 조절이 가능한 육방정계 질화붕소 단결정을 합성, 이 문제를 해결했다.
 
상용화가 가능한 큰 크기의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합성한 사례가 그간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발표된 바 있지만, 단결정을 다층 박막 형태로 합성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무어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기존 고집적 반도체의 물리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며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반도체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 차세대 이차전지 전극소재, 양자 광원 등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속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소재생산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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