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노출 6시간 이내 40% 분해 확인"
자외선만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비결은 '설탕'같은 당분이었다.
영국 바스대학 지속가능한순환기술센터(CSCT) 연구진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자연분해에 한계가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유산(PLA)을 자연상태에서 쉽게 분해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PLA는 옥수수 전분 등 당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젖산으로 만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PLA는 석유화학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꼽혔지만, 일정수준의 온도를 일정기간 유지해야 분해되기 때문에 토양과 바닷물 등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PLA를 분해하려면 별도의 '퇴비화 시설'을 갖춰야만 한다.
하지만 바스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PLA계 플라스틱은 별도의 퇴비화 시설이 없어도 자연상태에서 분해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연구진은 PLA폴리머에 설탕분자를 결합시켜 플라스틱 분해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PLA에 설탕폴리머를 3%만 추가해도 자외선에 노출된지 6시간 이내에 플라스틱이 40% 분해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 기술은 기존 플라스틱 제조공정과 호환된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능성도 엿보인다. 플라스틱업계가 석유화학계 플라스틱 제조공정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해 생산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앙투안 부차드(Antoine Buchard)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연구원이자 CSCT 고분자화학분야 박사는 "많은 플라스틱이 생분해성으로 분류돼 있지만 이는 산업용 퇴비시설에서만 가능하다"면서 "가정용 퇴비더미에서 분해되려면 몇 년씩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PLA 플라스틱은 긴 고분자 사슬로 이뤄져 물과 효소가 분해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고분자 사슬에 설탕을 추가해 자외선만으로도 사슬이 끊어질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이는 플라스틱을 가수분해(무기염류가 물과 작용해 분해되는 반응)에 더 민감한 작은 고분자 사슬로 약화시켰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된다.
부차드 박사는 "이전에는 물에 대한 PLA의 분해성, 즉 가수분해성을 향상하는 방법이 주로 연구됐는데, 빛을 사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튼튼하면서 더이상 재사용·재활용이 불가능할 때 쉽게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케미컬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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