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설탕 추가했을 뿐인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7 10:03:51
  • -
  • +
  • 인쇄
英바스대학 연구진, PLA계 플라스틱 개발
"자외선 노출 6시간 이내 40% 분해 확인"
▲영국 바스대학 연구진이 자외선에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사진=바스대학)


자외선만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비결은 '설탕'같은 당분이었다.

영국 바스대학 지속가능한순환기술센터(CSCT) 연구진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자연분해에 한계가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유산(PLA)을 자연상태에서 쉽게 분해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PLA는 옥수수 전분 등 당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젖산으로 만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PLA는 석유화학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꼽혔지만, 일정수준의 온도를 일정기간 유지해야 분해되기 때문에 토양과 바닷물 등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PLA를 분해하려면 별도의 '퇴비화 시설'을 갖춰야만 한다.

하지만 바스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PLA계 플라스틱은 별도의 퇴비화 시설이 없어도 자연상태에서 분해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연구진은 PLA폴리머에 설탕분자를 결합시켜 플라스틱 분해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PLA에 설탕폴리머를 3%만 추가해도 자외선에 노출된지 6시간 이내에 플라스틱이 40% 분해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 기술은 기존 플라스틱 제조공정과 호환된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능성도 엿보인다. 플라스틱업계가 석유화학계 플라스틱 제조공정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해 생산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앙투안 부차드(Antoine Buchard)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연구원이자 CSCT 고분자화학분야 박사는 "많은 플라스틱이 생분해성으로 분류돼 있지만 이는 산업용 퇴비시설에서만 가능하다"면서 "가정용 퇴비더미에서 분해되려면 몇 년씩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PLA 플라스틱은 긴 고분자 사슬로 이뤄져 물과 효소가 분해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고분자 사슬에 설탕을 추가해 자외선만으로도 사슬이 끊어질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이는 플라스틱을 가수분해(무기염류가 물과 작용해 분해되는 반응)에 더 민감한 작은 고분자 사슬로 약화시켰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된다.

부차드 박사는 "이전에는 물에 대한 PLA의 분해성, 즉 가수분해성을 향상하는 방법이 주로 연구됐는데, 빛을 사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튼튼하면서 더이상 재사용·재활용이 불가능할 때 쉽게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케미컬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빙그레, 영업용 냉동 탑차 전기차로 전환한다

빙그레가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해 영업용 냉동 탑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이번에 전환되는 차량은 빙그레의 영업소에서 빙과 제품

셀트리온, ESG 경영활동 일환으로 야생조류 보호활동 전개

셀트리온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야생조류 보호 ESG 활동을 전개했다고 11일 밝혔다.이번 행사

[알림] 돌아온 트럼프와 美 에너지정책 전망...25일 'ESG포럼' 개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정책기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세계는 미국의 변화에 영향을 받

울산시, 내년부터 공공 현수막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울산시가 2025년 1월부터 시청의 전 부서와 출자·출연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행정용과 행사·축제 홍보용 현수막(현수기)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

SK '이사회 2.0' 도입...최태원 "AI시대 기회포착 '운영개선' 필수"

SK그룹이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을 통해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한다.11일 SK

기후/환경

+

[COP] "기후재원 연간 1조달러 필요"...선진국 서로 눈치만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빈곤국들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후재원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402조8000억원)라는 진단이 나왔다.아제르바이잔

임차인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 가능...'농지법' 개정안 발의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확대를 지원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개정안은 농업진흥지역 밖의 농지에 태양

스페인 하늘에 '구멍'...역대급 폭우 2주만에 또 폭우

넉달치 비가 하루에 내리면서 역대급 피해를 입었던 스페인에서 또다시 폭우가 내려 동부와 남부 학교가 폐쇄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13일(현지시간)

[COP] 프랑스까지 불참...기후위기 공동대응 균열?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과의 갈등으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기후위기 공동대응이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무

기후·분쟁 취약국 70%가 아프리카...온실가스 배출량은 3.5%

기후위기와 분쟁에 취약한 국가로 꼽은 17개국 중 70% 이상(12개국)이 아프리카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13일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