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보다 2020년 더 떨어져 "코로나탓"
영국이 2020년까지 가정 쓰레기의 50% 이상 재활용하도록 한 유럽연합(EU)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이언에 따르면, 영국의 가정 쓰레기 재활용률은 2019년 46%에서 2020년 44%로 오히려 떨어졌다. 이에 대해 영국 환경식품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부지역에서 수거작업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20년 웨일스 지역은 가정쓰레기의 56.5%를 재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영국 정부의 해명이 궁색해졌다.
영국의 쓰레기 발생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영국가구는 2020년 2700만톤의 쓰레기를 배출했는데 이는 2019년보다 2.1% 증가한 규모다. 특히 잉글랜드 지역의 쓰레기 배출량은 무려 2260만톤으로, 영국 전체 쓰레기의 84%를 차지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대부분 음식, 종이, 판지, 유리병, 플라스틱 등이다. 2021년 생산된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 250만톤 가운데 44%만 재활용을 위해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티나 길버트(Bettina Gilbert) 영국폐기물자문기구 랩(Wrap)의 프로그램전달 책임자는 "2020년 전례없는 국경봉쇄와 대혼란이 발생하면서 재활용률이 감소했을 것"이라며 "건강과 안전상의 이유로 잔여폐기물 수집이 우선시됐고, 정원폐기물 수집 및 재활용은 중단되거나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치가 더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수천명의 주요 종사자들이 폐기물을 계속 수거하고 재활용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2018년 영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을 자국 내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원 및 폐기물 전략'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영국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3분의2를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제임스 베번(James Bevan) 영국 환경청 최고책임자는 최근 영국의 범죄 퇴치를 위해 폐기물 수출을 전면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자국이 만든 쓰레기를 다른 나라에 버리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반문했다. 이에 재활용협회는 폐기물 범죄를 수출과 결부시키는 것은 잘못됐으며 범죄활동의 진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영국 정부는 2018년 공약으로 내걸었던 플라스틱병 보증금 반환제도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금지정책을 다각적으로 협의중이지만, 언제 시행할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더 많은 쓰레기를 재활용·재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만 밝혔다.
영국의 가정 쓰레기 재활용률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웨일스 지역은 가정 쓰레기의 56.5%를 재활용하는데 성공하면서 세계 선두가 됐다. 웨일스는 50% 재활용 목표를 달성한 유일한 영국 국가인 것이다. 웨일스정부는 "재활용률을 높임으로써 연간 4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줄리 제임스(Julie James) 웨일스정부 기후변화부 장관은 "팬데믹과 그에 따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당국은 재활용을 우선시했고 수거원들은 끝까지 영웅적으로 일했으며 웨일즈 시민들은 재활용 실천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와 자연 비상사태에 본격적으로 대처해 2050년까지 폐기물 및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하고, 깨끗하고 번영하는 지구를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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