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건강과 생태계 영향은 알 수 없어
지렁이가 바이오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텐진의 난카이대학교 연구진은 지렁이가 시큼한 냄새가 나는 생분해성 폴리젖산(PLA)·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재질이 함유된 토양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6일(현지시간) 미국화학학회(ACS) 환경과학&테크놀로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했다.
석유화학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현재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와 강, 토양까지 오염시키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기존 석유기반 플라스틱 대신에 식물성 혹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추세다. 바이오플라스틱도 미세한 입자로 분해될 수 있지만 지렁이가 이 물질들을 섭취하고 분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지렁이는 토양을 먹이로 삼고 배설한다. 이 배설물은 식물의 성장을 돕는다. 지렁이가 굴을 파는 과정에서 토양의 거의 모든 구성물, 미세플라스틱까지도 먹어치운다. 이에 연구진은 토양에 함유된 물질을 잘게 분해하는 지렁이를 대상으로 바이오플라스틱과 석유플라스틱의 선호도를 비교하고, 지렁이의 플라스틱 체외소화 및 배설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지렁이는 바이오 기반 PLA나 PET 입자를 선호하지만 반합성 플라스틱은 기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선호도는 냄새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PLA와 PET를 구성하는 시큼한 냄새의 젖산과 테레프탈산을 토양에 첨가했을 때 지렁이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렁이가 먹이의 신호로 냄새에 이끌렸음을 시사한다.
또 지렁이는 토양의 플라스틱 입자들을 섭취하고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할 뿐만 아니라 이 플라스틱을 일반적인 토양물질과 다르게 소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지렁이를 미세한 PLA·PET 입자가 섞인 토양에 넣고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PLA가 PET 플라스틱보다 훨씬 작은 조각으로 분해됐다고 밝혔다. 지렁이는 PLA를 훨씬 더 천천히 배설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렁이가 PLA와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분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소화의 부작용은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지렁이의 플라스틱 분해가 지렁이의 건강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화과정에서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자체나 플라스틱에 함유된 독성물질에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구팀은 느린 PLA 배설이 지렁이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아가 지렁이가 환경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인지 알아보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