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만 잘 가꿔도 '지구온도 0.5℃ 이상 낮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5 14:42:52
  • -
  • +
  • 인쇄
열대우림은 기온을 1℃ 이상 낮추는 역할
연구진 "숲은 기온 낮춰 온난화 완화시킨다"


산림이 탄소를 저장할 뿐만 아니라 지구 기온을 최소 0.5℃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콜롬비아 공동연구진은 숲이 단순히 탄소저장 기능을 넘어 에너지와 물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대기를 최소 0.5℃ 더 차갑게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숲이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대기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브라질과 과테말라에서 차드, 카메룬,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열대우림은 기온을 1℃ 이상까지 낮춘다. 

연구진은 숲이 지구적, 지역적 온도에 물리적 영향을 미쳐 지구를 기후위기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숲은 생각보다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숲이 생물학적 휘발성 유기화합물(BVOC)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BVOC는 들어오는 에너지를 반사하고 구름의 재료인 에어로졸을 생성해 기온을 낮춘다. BVOC는 오존과 메탄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온을 낮춰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숲의 냉각효과는 탄소와 같은 생화학적 요인과 달리 나무의 목재, 잎, 밀도와 같은 다양한 생물물리학적 효과로 인한 것이다. 땅에 깊게 내린 뿌리, 효율적인 물의 순환, 우거져있는 나무 등의 요소들도 극심한 열기를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나무는 넓은 범위에 걸쳐 지구 표면의 열을 직접 식히고 구름 형성과 강우량에 영향을 미친다.

또 라틴아메리카, 중앙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에 걸쳐있는 열대우림 지대가 이러한 이점을 가장 크게 창출해 기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숲이 완화와 적응, 공기 냉각, 기후붕괴로 인한 가뭄, 폭염 및 홍수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루이스 베르쇼(Louis Verchot) 국제열대농업센터(CIAT) 수석과학자는 "숲이 주는 기후혜택이 무수하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책입안자들은 나무를 여전히 탄소조각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하며 "숲은 완화의 핵심인 동시에 적응의 열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삼림벌채는 생물다양성, 식량안보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는 기온상승으로 인류가 직면한 재앙에 대해 경고했다.

열대삼림은 숲의 생물물리학적 효과를 증대해 탄소저장 및 격리 수준이 가장 뛰어나다. 다시 말해 열대 산림벌채는 폭염을 증가시키고 강우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연구 주요저자 데보라 로렌스(Deborah Lawrence) 미국 버지니아대학 교수는 "생물물리학적 요인은 지구를 직접 식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열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꾼다"면서 "열대지방의 심장은 지구의 심장"이라며 숲이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산림을 보호하는 것이 자연기반 해결방안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손꼽고 있다. 연구 공동저자 마이클 코(Michael Coe) 우드웰(Woodwell) 기후연구센터 열대프로그램책임자는 "숲이 없다면 지구가 더 더워지고 날씨도 더 극단적일 것"이라며 "숲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숲과 지구변화의 경계(Frontiers in Forests and Global Chang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