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5] 폭우와 가뭄 '동시에'...데이터로 본 '올해 한반도 기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9 0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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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남서면까지 번진 산불 (사진=연합뉴스)

을사년인 2025년은 지구촌 곳곳에서 기록적인 고온과 한파, 국지적 폭우와 가뭄이 반복되며 기후변동성이 한층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 한해였다.

지구 평균기온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지난해보다 조금 낮았지만 여름철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한파 일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여름철에는 폭염·열대야가, 겨울철에는 한파 일수가 더 늘어난 셈이다. 계절의 경계도 흐려졌다. 봄인데 겨울날씨가 나타나고, 겨울인데 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나타나는 이상현상이 반복됐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는 올 한해 어떤 기후패턴을 보였는지, 뉴스트리가 기상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해봤다.


◇ '여름' 빨라지고 길어졌다

▲2024~2025년 월별 평균기온 비교 ©newstree

지난해는 연평균 기온 14.5℃를 기록하며 11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 이에 비해 올해는 전반적인 평균기온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6~8월 기온은 25.7℃에 달하며 전년도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6월 평균기온은 22.9℃를 기록했다. 관측이래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7월과 9월도 각각 27.1℃, 23.0℃를 기록하며 역대 두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다. 7월에는 폭염일수도 크게 늘었다. 여름은 더 뜨거워졌고, 계절간 기온 변동폭은 오히려 커졌다.

폭염과 열대야는 예년보다 앞당겨졌다. 6월 열대야 일수는 역대 2위다. 첫 열대야는 6월 18일 강릉에서 관측됐고, 서울은 4년 연속 6월 열대야를 기록했다. 7월 서울의 열대야는 23일로 관측 이래 최다였고, 전국 31개 지점에서는 한달 절반 이상 폭염이 이어졌다. 제주 서귀포는 8월 11일~9월 10일까지 31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으며, 10월 13일까지 열대야가 이어져 역대 가장 늦은 기록을 세웠다.

해수면 온도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7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4.6℃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2025년 여름철 상승폭이 2024년보다 더 가팔랐고, 8~9월에는 두 해 모두 27℃ 안팎의 고수온이 이어졌다. 여름 이후에도 10월까지 23℃ 이상이 유지되며 해수면 고온현상이 장기화됐다. 해수면 고온 현상은 연안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024~2025년 월별 해수면 온도 비교 ©newstree


◇ 극단적인 기후패턴···냉탕 아니면 온탕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겨울은 더 차가워졌다. 올초 한파 일수는 2024년 1.9일에서 2025년 4.2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봄철에는 이상저온도 잦았다. 대부분의 달에서 이상고온(특히 최저기온 기준) 발생이 두드러졌지만, 올해 2월과 5월에는 이상저온 일수가 상대적으로 늘었다.

▲2024~2025년 월별 이상고온·이상저온 발생 일수 ©newstree

1월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지만, 중순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한파가 발생했다. 설 연휴에는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에 폭설이 내렸다. 2월에는 5~9일과 24일, 전체 관측 지점의 절반 이상에서 일 최저기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이상저온이 나타났다.

3월 중순에는 북극발 한기로 평균기온이 사흘만에 10℃ 이상 급락했고, 강원도와 중부지역, 전라도에 폭설이 내리는 등 날씨가 매우 들쭉날쭉했다. 이달 전국 눈 일수는 4.4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다. 서울은 15일 12.6℃에서 18일 2.1℃로 급락했다. 이러한 겨울 날씨는 3월 중순까지 이어지다 하순들어 기온이 갑자기 올라갔다.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이 기간 기온 가운데 역대 가장 높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셈이다.

▲2024~2025년 월별 폭염·열대야·한파 일수 비교 ©newstree


◇ 한꺼번에 많이 오는 비···국지성 호우 증가

강수 패턴도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 국지성 호우의 증가로 강수량은 증가하는데 강수일수가 감소하고 있다. 비가 오랫기간 내리기보다 짧은시간에 많이 내리는 집중호우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올 6월 전국 강수량은 187.4㎜로 평년보다 많았지만, 제주와 남부지방의 장마는 역대 가장 짧게 끝났다.

7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중순에 200~70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서산·산청·광주 등지에서는 시간당 최다 강수량 기록이 잇따라 깨졌다. 9월과 10월에는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약 2.8배, 강수일수는 2.4배에 달했다. 여름 가뭄에 시달렸던 강릉은 10월 한달간 22일 연속 비가 내려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렸지만 가뭄은 더해졌다. 올 1월 비가 평년보다 적게 내려 전국 곳곳에서 가뭄이 관측됐고, 봄에는 경기·강원·충청·경북, 여름에는 강원 영동과 남부·제주 일부 지역, 8~9월에는 강원 전역에서 심한 가뭄이 나타났다. 짧은 폭우와 긴 건조가 반복되며 '강수량은 많은데 물은 부족한' 기후역설이 현실이 된 셈이다.

고온건조한 날씨는 가뭄과 산불 위험도 키웠다. 3월 초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3월 하순인 21∼26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27∼29일에는 3mm 내외의 적은 강수가 내렸다. 고온·건조·강풍까지 겹치며 경상권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3월 기온이 7.6℃를 기록하며 평년보다 1.5℃ 오른 데에는 산불의 영향이 컸다.

▲2024~2025년 월별 강수량·강수일수 ©news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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