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원료로 되돌린다고?...국내 연구진 '자원 재순환 기술' 개발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4 14:51:57
  • -
  • +
  • 인쇄
한국화학연구원 '저온 해중압 기술' 개발해
리뉴시스템에 기술이전...내년부터 사업화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폐PET의 해중합 기술

폐페트병을 상온에서 화학적으로 분해시켜 원래의 원료로 되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조정모 박사 연구팀은 상온에서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완전히 분해시켜 플라스틱 합성 이전 원료로 되돌릴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중소기업 ㈜리뉴시스템에 기술이전했다.

조정모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저온 해중압 기술'은 수백개 이상 단위체가 서로 결합해 이뤄진 고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합성 이전의 원료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폐페트병이나 폐폴리에스터 섬유를 상온에서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만으로 완전히 분해해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때 난관으로 꼽히던 에너지 사용량과 경제성 문제가 모두 해결된 셈이다.

리뉴시스템은 이 기술을 플라스틱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단량체 제조에 응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뉴시스템은 현재 연간 1만톤 규모의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시범설비를 구축중이다. 이 회사는 시제품 생산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에 생산설비를 안정화시켜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폐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방식은 오염된 플라스틱을 분류·파쇄·세척한 다음에 재가공하는 '비순환형 재활용 기술'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플라스틱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재활용할 수 있는 횟수도 제한적인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품질이 똑같으면서 무한 반복 재활용할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폐플라스틱을 합성 이전의 원재료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고온·고압에서 가능하고, 오염물질 제거에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폐페트병·폐폴리에스터 섬유를 상온에서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완전히 분해해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석유를 기반으로 한 원료 제품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자원 재순환형 기술이다.

연구팀은 또 기존 해중합 기술이 고온·고압 조건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오염물질에 의한 단량체 제품의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상온에서 적은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다양한 고수율·고순도·고부가 단량체(단위 분자)를 제조할 수 있는 플랫폼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플랫폼은 재생원료 가격이나 시장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목적 친환경 소재 제조공법이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유색·저급 PET 및 폐폴리에스터 섬유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국산화뿐만 아니라 해외 기술시장 진출까지 노릴 수 있는 상용 해중합 공정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계단마다 10원씩...서울시-hy '기부하는 건강계단' 누적금 1.2억 돌파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 조성된 '기부하는 건강계단'을 통한 누적 기부금이 1억2000만원이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서울시와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강

우리銀 인사카드에 '학력·병역·출신지' 없앤다

우리은행이 성과중심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능력과 연관성이 적은 인사 정보를 삭제한다고 14일 밝혔

하나금융 'ESG 공시 데이터 관리시스템' 구축

하나금융그룹이 14일 국내외 비재무(ESG)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ESG 경영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 및 공시하기 위해 그룹 'ESG 공시 데이터

IMO '해운 탄소세' 도입...2027년 대형 선박부터 적용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 탄소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에서 해양오염

기후/환경

+

지구온난화 2배 빠른 유럽...지난해 기상재해로 40만명 피해

지난해 기상재해로 41만3000명의 유럽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

기후위기 영향?...국내 바다에 '대형상어' 급증

최근 우리나라 바다에 대형상어 혼획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 상어 혼획 건수가 최근 크게 증가해 2022년 1건에 불과

'물폭탄' 잦아진 이유...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 3배 늘었다

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가 3배까지 늘어나면서 폭풍이 증가하고 다시마, 산호초 등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지

올겨울 초미세먼지 3.3% 개선됐는데...서울과 제주는 더 악화

올겨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 3.3%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부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3월 31일까지 '제6차

[영상] "기후위기는 총체적 위기...대선후보 기후의제 TV토론 열자"

기후환경단체들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기후위기를 단일 주제로 한 TV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후위기비상행동과 기후정치바람은 15일

'불의 고리'에서 또?...美 샌디에이고 5.2 지진에 LA까지 '흔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 신고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미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10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