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부지역과 경북 고령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돼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26일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항과 교수는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포럼'에서 대구 일부 지역과 경북 고령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총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맹 교수가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대구와 고령군 수돗물의 총트리할로메탄(THMs)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0.1㎎/ℓ를 최대 1.7배까지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낙동강 물을 취수한 정수장 두 곳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8개 지점 가운데 절반에서 농도가 0.105~0.129㎎/ℓ로 기준치를 넘어섰다. 기준치를 넘지 않은 다른 4개 지점 농도도 0.076~0.087㎎/ℓ로 나왔다. 경북 고령군의 경우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은 8개 지점 모두 0.106~0.17㎎/ℓ로 나타나 기준치를 초과했다.
맹 교수 연구진은 "여름철 조류의 급격한 증식으로 인해 취수원에서의 유기물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염소 소독 과정을 거치면서 '총트리할로메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7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녹조 현상이 심화하면서 염소 투입량이 늘어나 총트라이할로메테인이 증가했다"며 "대구시와 환경당국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4대강 보를 철거해 수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 직후부터 오염된 낙동강 물을 식수 수준으로 정수처리하려다보니 지나치게 많은 소독물질이 투입되면서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소독부산물이 수돗물에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바 있다.
맹 교수도 관련 발표 자료를 통해 낙동강 취수 정수장 약품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난 사실을 지목하며 "수돗물에서 총트라이할로메테인 농도를 낮추는 방법은 강물을 깨끗하게 해서 염소 소독을 줄이는 것이지만 이는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면서 "시민들의 식수 안전을 위해 취수원을 옮기거나 강변 여과 취수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도 취수원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6월 대구·경북 지역에 새로운 취수원을 연결하는 내용이 담긴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이 정부 사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이 사업의 기본 및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2028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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