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매출증가로 배출량 34.5%나 늘어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기업들의 배출량이 지난 3년간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상위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1위를 차지하는 포스코는 2018년에 비해 배출량이 7.3%로 늘었고, 배출량 2위를 차지하는 현대제철 배출량도 같은기간에 26.5% 늘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상위 50대 기업이 배출한 전체 온실가스 총량은 2억7277만톤이다. 이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기준연도인 2018년의 배출량 2억5765만톤보다 5.9% 증가한 것이다. 반면 해당기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760만톤에서 6억7960만톤으로 6.6%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는데 상위 기업들의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 1일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매출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상위 5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1%다. 2018년 35.4%에서 4.7%포인트(p) 늘어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7848만톤을 내뿜은 포스코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849만톤을 배출한 현대제철이 차지했다. 두 철강회사의 배출량을 합치면 1억697만톤으로 상위 50대 기업의 39.2%에 이른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도 15.7% 비중이다. 포스코는 매출액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8.6% 감소했지만 현대제철은 15.1%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눈에 띄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77만톤에서 2021년 1449만톤으로 무려 34.5% 증가했다. 매출액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17.3% 증가했다. 이는 그만큼 매출액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매출액은 2018년 243조원에서 2021년 279조57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상위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 현대오일뱅크(21.5%)와 롯데케미칼(20.0%)은 20% 이상 배출량이 늘었다. 쌍용씨앤이와 SK에너지 2개 기업만 2018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3.3%, 9.5% 감소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OCI로, 3년간 감소폭이 42.2%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 많이 줄인 기업들은 LG디스플레이(-28.6%)와 DB메탈(-21.6%), SK지오센트릭(-20.0%) 순이다.
단위매출액당 배출량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액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평균 28.5톤에서 2021년 26.9톤으로 5.6% 감소했다. 매출액 1억원당 배출량은 33개 기업이 감소했고 17개 기업이 증가했다. 철강, 반도체, 화학, 정유업종은 배출량이 증가한 반면 자동차, 디스플레이, 통신, 시멘트 업종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박주근 대표는 "단위매출액당 배출량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그만큼 노력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에 매출을 줄이라고 강요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매출액을 원 단위로 계산할 때 포스코는 철강 1톤당 탄소배출량, 한국전력은 메가와트(MW)당 탄소배출량을 따지는 등 저마다 달라서 단위당 계산기준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리더스인덱스가 공개한 분석은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기업은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와 각 기업 사업보고서 등을 토대로 조사했으며 발전공기업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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