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담치' 멸종하면 안되는 5가지 이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5 08:00:03
  • -
  • +
  • 인쇄

뉴스;트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 대한민국 2호 미디어 파트너로 등록된 언론사입니다. CCNOW는 미국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와 더네이션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가디언과 블룸버그, AFP, 로이터, CBS, NBC, 알자지라, 아사히신문 등 전세계 578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CCNOW에서 공유하고 있는 뉴스와 정보를 아래와 같이 번역해 게재합니다.

▲ 진주담치. 북미에 서식하는 담치종 가운데 35종 이상은 이미 사라졌으며 남아있는 담치종 중 65%도 멸종위기에 처했다. (사진=아메리칸리버스)


지난해 9월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23종을 연방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개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멸종된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관련 뉴스들은 흰부리딱따구리, 바흐만울새(Bachman’s warbler) 등 일부 유명한 생물만 강조했다. 8종의 민물담치인 납작돼지발톱(flat pigtoe), 푸른꽃진주담치(green-blossom pearly mussel), 남조개(southern acornshell), 등자조개(stirrupshell), 덩굴꽃진주담치(tubercled-blossom pearly mussel), 부은꽃진주담치(turgid-blossom pearly mussel), 고지빗조개(upland combshell), 노란꽃진주담치(yellow-blossom pearly mussel)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북미에는 약 300여종의 담치가 서식한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민물담치종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민물담치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으로, 북미 담치종 가운데 35종 이상이 이미 사라졌고 남아있는 담치종 중 65%도 멸종위기에 처했다. 멸종 원인으로는 침입종, 오염, 댐 건설과 같은 토지개발로 꼽힌다.

더욱이 민물담치는 강과 하천 생태계 유지에 중요해 이들이 멸종 문제는 훨씬 심각한 문제의 징후로 부각되고 있다. 담치 개체수의 감소는 담수생태계도 위기에 처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강과 하천을 지키려면 담치를 보호해야 한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먼저 담치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수질정화···화학약품까지 제거

담치는 작은 정수식물과 같다. 담치는 사이펀(siphon)이라고도 하는 흡입관으로 수중 박테리아, 병원균 및 조류를 걸러낸다. 이런 입자들이 담치의 주식이지만, 일부 담치는 화학약품, 제초제 및 내연제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특성이 수질 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담치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여과율은 종류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연구에 따르면 성체담치 한 마리가 하루에 10갤런(37.85리터) 이상의 물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담치가 물속 조류 양을 줄이고 수질을 정화하면 더 많은 빛이 수면 아래 식물에 도달하고, 식물은 다시 무척추동물, 어류, 오리 및 기타 수생생물들의 먹이가 된다.

민물담치전문가인 캐린 본(Caryn Vaughn)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생물학 교수는 "담치를 보호하면 수질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수질을 개선하고 유출수를 억제하는 것 또한 위험에 처한 담치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련 연구분야의 선두주자로는 머셀포클린워터이니셔티브(Mussels for Clean Water Initiative)를 운영 중인 델라웨어강파트너십(Partnership for the Delaware Estuary)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한 생태계 및 수질정화를 목적으로 담치를 양식하고 있으며, 2018년 처음으로 3만마리의 담치를 방생했다.


◇ 담치 배설물은 무척추동물의 먹이

담치의 배설물은 먹이사슬의 기초인 무척추동물의 좋은 먹이가 된다. 캐린 본 교수는 담치가 배설물(생체퇴적물)로 퇴적물 속 박테리아 군집에 유기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치 자체도 물고기, 거북이, 새, 너구리, 수달, 사향쥐 등 다양한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며 이 생태계 주기가 계속 반복된다.


◇ 수중건축가···수중생물의 공간

건강한 개울에 사는 담치는 종종 한데 모여들어 '살아있는 구조물'이 된다. 이러한 담치시설과 그 사이사이에 형성된 공간들은 작은 물고기, 조류, 곤충유충, 수생벌레와 달팽이 그리고 다른 무척추동물들에게 피난처가 된다.

2019년의 한 연구는 담치와 빈껍데기 모두 수생생물의 주요 서식지가 되는 틈새공간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담치가 죽거나 먹힌 후에도 남은 껍데기가 더 큰 포식자들로부터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담치가 퇴적물을 안정시키고 강의 침식이나 종의 이동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나왔다. 본 교수는 "건강한 담치 구조물이 있으면 홍수가 나도 모든 유기체가 제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물고기의 피난처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민물담치 근처에 있을 때 물고기의 생존율도 증가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마른 웅덩이에서 민물담치와 사는 물고기들이 더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담치가 형성하는 유기체를 물고기가 먹고 생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됐다.

연구진은 "성체담치와 담치로 인해 증가하는 자원이 '생태적 위기' 때 물고기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담치가 보존되면 물고기 개체군은 가뭄에 더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기후변화로 가뭄이 악화되면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장수하는 담치는 자연환경 기록원

담치는 훌륭한 자연환경 기록원이다. 담치종은 대부분 수명이 길며 어떤 종은 70년 이상 장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치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하천 바닥에 잠복한 채 물에서 영양분과 화학물질을 흡수한다. 이 흡수한 물질들이 장기간에 걸쳐 담치의 신체조직과 껍데기에 기록되는 셈이다.

본 교수는 "담치껍데기 고리를 보고 60~70년 전 강에 어떤 화학물질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며 민물담치를 통해 과거를 밝히고 미래의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2019년 영국의 한 연구는 담치껍데기가 나무의 나이테처럼 계절별 수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것이 미래 기후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준선을 확립하고 온도에 민감한 분류군의 보존노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데이비드 스트레이어(David Strayer) 민물생태학자는 2017년 연구 논문에서 "담치가 인간에게 수백만 달러의 상당한 가치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러한 부분이 환경의사결정에 고려되어야 한다고 작성했다.

* 이 내용은 The Revelator의 타라 로한(Tara Lohan) 부편집장이 3월 21일 게재한 기사입니다. This article by Tara Lohan from The Revelator is published here as part of the global journalism collaboration Covering Climate Now.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기후/환경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플라스틱 펠릿으로 뒤덮인 바다...침몰 선박에서 7만자루가 '와르르'

침몰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들이 해안가로 밀려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

극과극 날씨 패턴...중부는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13일 우리나라 날씨가 극과극 상황을 맞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북극이 스스로 지구온난화를 늦춘다?..."기후냉각 성분이 방출"

북극에서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자연적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북극은 온난화 속도가 중위도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씨] 다시 찾아온 장마...이틀간 수도권 최대 200㎜ '물폭탄'

13~14일 이틀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겠다.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제11호 태풍 '버들'이 밀어올리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경기도, 호우 대비 13일 오전 6시 '비상1단계' 발령

13일 오전부터 14일 오후까지 경기도 전역으로 낙뢰와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는 13일 오전 6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