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재생E 3배 확대 이니셔티브 25.5GW 모자라
11월에 국회보고를 앞두고 있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계획'이라며 시민단체와 국회의원들이 전면 재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시민사회 연대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백지화 네트워크'와 더불어민주당 김성환·김정호·박지혜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국회의원, 진보당 윤종오 국회의원은 11차 전기본 정부안이 △엉터리 수요전망 △안일한 석탄감축 △부족한 재생에너지 △늘어나는 핵발전 등의 문제로 기후위기 대응에 적절치 않다며 재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1차 전기본 정부안은 이달말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를 거친 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를 거쳐 연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백지화 네트워크는 정부안이 가장 기초가 되는 전력수요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부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정부는 경제성장과 산업구조 전망 등에 따라 2038년 전력수요를 지난해 대비 31% 확대하고, 여기에 더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을 이유로 16.7기가와트(GW)의 추가 수요를 산정했다. 그런데 정부안에는 전기화 과정과 AI 영향에 따른 수요 증가라는 예측만 있을 뿐 탄소규제에 따른 요금 상승 요인이나 인구 감소 추세 등 전반적인 요소들이 빠져있고, 어떤 산정 방식으로 도출해낸 수치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안의 전력수요 예측치는 정부가 국제적으로 공약한 목표와도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유엔에 제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30년 전기·열에너지 생산에서 발생하는 전환부문 탄소배출량을 1억4590만톤으로 정해두고 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11차 전기본 정부안의 탄소배출량은 1억5490만톤으로 900만톤가량 더 많다.
이처럼 탄소배출량이 되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안은 2038년까지도 석탄발전 비중을 10.3%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7개국(G7)이 203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에 합의한 것에 비해 한참 늦고, 전세계적인 탈석탄 흐름과는 동떨어진 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석탄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재생에너지 확충은 뒷전으로 미뤄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1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와 비교해도 한참 뒤처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2030년까지 2022년 대비 재생에너지 3배 확대를 목표로 하는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97.5GW인데 비해, 11차 전기본 정부안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목표치는 72GW로, 25.5GW나 모자라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안은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원자력발전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설계수명이 다한 핵발전소 12기 수명연장을 기본 전제로 하고, 신규 대형 핵발전소 3기, 소형모듈원자로(SMR) 4기 등 총 5.1GW를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SMR은 아직 실증조차 되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도 기여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김성환 국회의원은 "전세계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성 확대, 조기 석탄 감축 등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가 30%에서 21%까지 후퇴하는 등 대한민국만 세계 흐름에 역행한다"며 "11차 전기본이 기후위기에 매우 중요한 정책임을 감안했을 때 최종 확정시 단순히 국회보고 의무만 부과할 뿐 아니라 법 개정 승인 사항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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