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당국이 50℃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물소비 제한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이 50℃ 넘는 폭염과 5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국민들에게 물 사용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가장 더운 한 주를 겪었다. 남서부 도시 샤반카레는 지난 주말인 20일 52.8℃의 기온을 기록했고, 아바단, 아와즈 등 남서부 국경 지역도 각각 51.6℃, 50.3℃를 기록했으며, 수도 테헤란은 연일 40℃를 넘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또 극심한 더위와 함께 물 부족 사태도 겪고 있다. 이란은 최근 5년간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올해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훨씬 적었다. 1950년대부터 건설된 수백개의 댐은 수위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정전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카라즈 댐의 수위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도 테헤란 지방까지 단수 위기가 번지고 있다. 이란 에너지부 장관 아바스 알리아바디는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아프카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과 물 수입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햇빛 아래에선 걷기조차 힘들다"며 "셔츠가 금방 땀으로 젖어 하루 두 번씩 샤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사는 곳은 다행히 단수가 없었지만, 어떤 지역은 12시간 이상 물이 끊기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테헤란 주민들의 물과 전기 사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는 24일을 지역 공휴일로 정하기도 했다. 그는 공식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지속되는 극심한 폭염과 에너지 절약 필요성에 따라 테헤란 지역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기후학자들은 이같은 극심한 폭염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이번 폭염 사태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같은 상황이 전세계에서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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