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16:33:51
  • -
  • +
  • 인쇄
▲2022년 1월 29일 미국 동부를 강타한 북동풍의 모습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GOES-16 위성이 포착한 모습. 이 이미지에서 지상의 눈은 흰색으로, 낮은 구름은 옅은 노란색으로, 높은 구름은 연한 분홍색으로 표시돼있다. (사진=NOAA)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해까지 발생한 미국 북동풍 900건을 분석한 결과, 북동풍의 최대 풍속이 평균 시속 69마일에서 71마일로 약 5.4% 증가하고, 이에 따른 파괴력은 약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이스터(Nor'easter)'라고 불리는 미국 북동풍은 주로 겨울철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매사추세츠주 사이 동부해안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폭풍으로, 캐나다의 차가운 공기가 걸프 스트림 해역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날 때 형성된다. 두 기단이 만나면서 겨울에 폭설, 강풍, 해안 침수 등을 동반한 폭풍을 일으킨다.

지난 2월에는 '폭탄 사이클론'이라 불리는 노이스터로 인해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수십 센티미터의 눈이 쌓였고 매사추세츠 해안, 동부 롱아일랜드 및 저지 쇼어 일대가 홍수로 피해를 입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만 박사는 "노이스터는 이미 20세기 중반보다 위력이 강해진 상태"라며 "해양 수온의 상승과 수증기 증가가 북동풍의 강도와 강수량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대서양에서 형성돼 유럽으로 이동하는 폭풍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 박사는 북극 온난화로 인해 고위도와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이가 감소하면 노이스터의 파괴력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이스터는 바다의 열기를 흡수해 다른 유형의 폭풍보다 겨울에 더 위력이 강해진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앤서니 브로콜리 미국 럿거스대학 대기학자는 "강력한 노이스터는 허리케인에 필적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수면 상승과 맞물려 같은 폭풍이 와도 해안 홍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양온난화로 증가한 열에너지가 노이스터 규모를 키우고, 노이스터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해류와 바람을 크게 바꿔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최근 또다른 연구를 발표한 MIT 객원교수 겸 대기환경연구소(AER)의 기후학자 유다 코헨은 연구에서 북극의 온난화가 노이스터와 미국의 강추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 대비는 제트기류, 극지방 소용돌이 등 다양한 고도에서 바람을 만들고 북반구 기상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주 요인 중 하나다. 코헨의 연구에 따르면 북극의 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둥근 고무줄을 늘리는 것처럼 극소용돌이의 차가운 공기가 점점 남부로 내려온다. 이 극소용돌이가 노이스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코헨 박사는 "만 박사의 연구가 최근 2년반동안 미 동부의 겨울철 강추위와 폭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알림]'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어워즈' 6개사 선정...19일 시상식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