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해까지 발생한 미국 북동풍 900건을 분석한 결과, 북동풍의 최대 풍속이 평균 시속 69마일에서 71마일로 약 5.4% 증가하고, 이에 따른 파괴력은 약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이스터(Nor'easter)'라고 불리는 미국 북동풍은 주로 겨울철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매사추세츠주 사이 동부해안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폭풍으로, 캐나다의 차가운 공기가 걸프 스트림 해역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날 때 형성된다. 두 기단이 만나면서 겨울에 폭설, 강풍, 해안 침수 등을 동반한 폭풍을 일으킨다.
지난 2월에는 '폭탄 사이클론'이라 불리는 노이스터로 인해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수십 센티미터의 눈이 쌓였고 매사추세츠 해안, 동부 롱아일랜드 및 저지 쇼어 일대가 홍수로 피해를 입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만 박사는 "노이스터는 이미 20세기 중반보다 위력이 강해진 상태"라며 "해양 수온의 상승과 수증기 증가가 북동풍의 강도와 강수량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대서양에서 형성돼 유럽으로 이동하는 폭풍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 박사는 북극 온난화로 인해 고위도와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이가 감소하면 노이스터의 파괴력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이스터는 바다의 열기를 흡수해 다른 유형의 폭풍보다 겨울에 더 위력이 강해진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앤서니 브로콜리 미국 럿거스대학 대기학자는 "강력한 노이스터는 허리케인에 필적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수면 상승과 맞물려 같은 폭풍이 와도 해안 홍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양온난화로 증가한 열에너지가 노이스터 규모를 키우고, 노이스터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해류와 바람을 크게 바꿔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최근 또다른 연구를 발표한 MIT 객원교수 겸 대기환경연구소(AER)의 기후학자 유다 코헨은 연구에서 북극의 온난화가 노이스터와 미국의 강추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 대비는 제트기류, 극지방 소용돌이 등 다양한 고도에서 바람을 만들고 북반구 기상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주 요인 중 하나다. 코헨의 연구에 따르면 북극의 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둥근 고무줄을 늘리는 것처럼 극소용돌이의 차가운 공기가 점점 남부로 내려온다. 이 극소용돌이가 노이스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코헨 박사는 "만 박사의 연구가 최근 2년반동안 미 동부의 겨울철 강추위와 폭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