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동안 체감온도 35℃를 넘는 폭염일수가 한달가량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가 무려 4배나 늘어난 지역도 있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50년간 기상청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25개 도시별 체감온도 35℃ 이상의 폭염일을 조사한 결과, 2014~2023년 평균 폭염 발생일수는 51.08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0년전인 2004~2013년 평균 폭염 발생일수 20.96일보다 30일이 늘어난 것이다.
폭염이 지속되는 시간도 길어졌다. 체감온도 35℃ 이상의 더위가 찾아온 후 해당 기온이 며칠동안 지속됐는지 집계한 결과, 최근 10년동안 폭염 지속일은 2.4일로, 20년전에 비해 반나절 이상 늘어났다.
체감온도뿐만 아니라 실제기온이 상승하며 폭염 강도도 강해졌다. 33℃ 이상을 기록한 날을 폭염일로 정해 별도로 집계했더니, 최근 10년간 평균 최고기온은 34.51℃로 나왔다. 20년전에 비해 0.3℃ 오른 것이다. 악몽이라 불리는 수준의 더위를 자랑하던 1994년을 포함한 30년전(1994~2003년)과 비교해도 0.2℃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린피스는 "폭염일의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있으며, 강도도 지속적으로 강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도시별로 분석해보니, 덥기로 유명한 대구보다 경북 구미와 전라 광주, 대전의 폭염일수가 더 많아졌다. 특히 구미는 폭염일수가 106일로 20년전 23일에 비해 4.6배가량 늘었다. 광주도 20년전 35일에서 105일로 70일이 늘었다.
지난해 지구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를 기록했으며,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도 가장 더운 해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에 비해 더 빠르다. 2023년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온은 1912년~2020년까지 109년동안 약 1.6℃ 상승해 전세계 평균 상승폭인 1.0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여름도 지속되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로 온열질환자와 가축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13일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 5월부터 이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2293명이 발생했으며, 가축도 70만3000마리가 더위에 폐사했다. 양식장에서도 넙치 등 89만5000마리가 죽었다.
그린피스 이선주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조사결과는 지구 기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준다"며 "기후위기가 심화되며 폭염, 폭우를 포함한 극단적 기후 현상들이 점차 대형화 되고 빈번해지며, 불확실성이 높아져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선, 신속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부차원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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