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후반 해류체계 붕괴 시작...해류순환 무너지면 '기후 대재앙'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5 14:10:53
  • -
  • +
  • 인쇄
만약 아닌 언제의 문제...금세기 붕괴확률 90%
유럽·북미는 기온급락, 열대는 강우주기 교란

전세계적으로 열을 골고루 분산시켜주는 주요 해류 순환체계가 이르면 2030년대 붕괴하면서 기후위기가 지금보다 더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2037~2064년 사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AMOC는 전세계 기후를 결정짓는 거대한 해류 순환체계다. 북극 주변의 차갑고 염분이 높은 바닷물이 심층수가 돼 남쪽으로 내려보내지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중위도 열대지방에서 염도가 낮고 따뜻한 바닷물이 표층수가 돼 북쪽으로 향하면서 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열을 분산시켜 기후를 조절하기 때문에 AMOC는 '거대 해양 컨베이어 벨트'로도 불린다.

하지만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막대한 양의 민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이 때문에 바닷물의 염분농도가 묽어지면서 해수의 밀도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기온상승으로 기후가 변하면서 해수의 온도도 들쑥날쑥해졌고, AMOC의 순환 속도가 느려지면서 점점 멈춰서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의 최신 기후모델에 따르면 2037년 AMOC가 붕괴할 가능성은 10%다. 하지만 이 상태가 2050년까지 지속되면 AMOC이 붕괴할 가능성은 59%로 절반을 넘게 되고, 2064년에 이르면 90%로 붕괴가 거의 확실시된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위트레흐트대 해양·대기연구원 레너 판 베스텐은 "폭염, 가뭄, 홍수 등 현재까지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의 악영향들에 더해 기후가 한층 더 왜곡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보면 된다"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AMOC가 붕괴되면 재앙적인 결과를 낳는다. 열이 분산되지 못하면서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유럽 대륙 곳곳에 스며들어 해양성 온대기후 형성에 일조하던 난류성 표층수가 순환을 멈추면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급격하게 한랭한 기후로 바뀌고 폭풍의 빈도수가 늘어난다. 열대지방의 강우 주기에 영향을 미쳐 아마존 열대우림은 건기가 우기로 뒤바뀌고, 관개시설보다 빗물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 인도, 남아메리카, 서아프리카 등지 식량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포츠담대학의 물리해양학자인 스테판 람스토르프는 "불과 수년전까지만 하더라도 AMOC 붕괴가 실제로 일어날지에 대해서만 논의했다면, 이제는 실제 일어날 것으로 보고 그 시점이 언제일지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AMOC 붕괴가 끼칠 충격을 고려하면 10%의 가능성도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확률"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료평가를 거치는 중으로, 아직 정식으로 학술지에 게재되지는 않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아..."권한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전력계통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전력망 계획·접속권한을 독립기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