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남극' 머지않았다...기후변화로 남극 생태계 '균열'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6 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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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모션엘리먼츠)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남극은 눈 대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뉴캐슬대학교의 빙하 연구팀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남극의 강수 형태가 눈에서 비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남극에 내리는 강수는 대부분 눈이었지만, 앞으로는 비가 내리는 경우가 점차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약 2℃ 이상 상승하면, 남극의 강수량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강수의 대부분은 비가 차지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했다. 

남극은 흔히 '눈과 얼음의 대륙'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16㎝ 수준으로 사막과 비슷하다. 다만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수가 눈 형태로 내리고, 이 눈이 쌓이면서 빙하와 빙붕을 만든다.

문제는 비가 늘어나면 얼음이 쉽게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눈은 쌓이면서 얼음층을 만들지만 비는 얼음을 녹이거나 표면에 물을 고이게 한다. 이렇게 고인 물이 얼음 틈으로 들어가면 균열이 더 크게 벌어지면서 빙붕이 무너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남극 반도 지역에서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대형 빙붕이 여러 차례 붕괴했다.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과 함께 강수 형태 변화도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비가 늘어나면 남극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남극의 펭귄은 보통 눈 위에 둥지를 만든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둥지가 젖거나 얼어붙어 새끼 펭귄이 저체온증으로 죽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물개 등 다른 동물의 서식 환경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양 생태계도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남극 주변 바다는 크릴같은 작은 갑각류가 많아 고래와 펭귄, 물개의 주요 먹이 공급지 역할을 한다. 얼음 환경이 바뀌면 이런 먹이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과학자들은 남극의 강수 변화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극의 빙하와 빙붕은 전 세계 해수면 상승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얼음이 빠르게 녹거나 붕괴하면 해수면 상승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를 1.5℃ 수준으로 제한하면 이러한 변화를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면 남극의 기후와 생태계는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환경 과학'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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