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빌미로 슬쩍 올렸다가...가격폭리 주유소들 '된서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5 17:31:29
  • -
  • +
  • 인쇄
▲5일 주유소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이 1800원대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중동에서 전쟁이 터진 기회를 틈타, 슬그머니 인상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된서리를 맞게 생겼다.

5일 이재명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휘발유 가격에 대해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고가격을 일률적으로, 전국적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면 지역별·유류 종류별로 적용하는 등 현실적 방법을 찾아 신속하게 지정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7개월분의 비축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00원씩 뛰는 것에 대해 '기회를 틈탄 폭리'라고 판단하고, 시장 감시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부당하게 요금을 올려받는 것에 대해 방치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각 주유소에서 매입하는 기름값에 대한 가격정보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34.32원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간 것은 2022년 8월 12일(1805.9원) 이후 약 3년7개월 만이다. 서울 평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리터당 1889.07원을 기록했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전쟁 발발 즉시 인상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미 수입된 휘발유를 유통하는 것이어서 전쟁이 국내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을 시차없이 인상시킬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원유 비축분은 208일에 이르고 있어, 적어도 7개월 정도까지는 국내 유가 변동성이 크지 않기도 하다.

▲5일 오후 전국 휘발유 가격 (자료=오피넷)

그런데도 국내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대통령까지 직접 단도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등했다"며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제재 방안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석유사업법 23조에 보면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최고 가격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며 "오늘 오후 가격을 점검해 높은 경우 고시를 통해 최고가를 지정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최고가격 지정제'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한 법률을 근거로 비상 상황에서 특정물품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조치다. 휘발유와 경유에 '최고가격 지정제'가 도입되면 가격 상한선이 설정되고, 이를 위반하면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또 가격이 높은 주유소는 가격담합 조사를 받을 수 있고, 심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을만큼 강력한 조치다.

이에 한국주유소협회는 정부의 조치에 우려를 드러내면서, 주유소 마진을 감안해 가격을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주유소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에 4~5%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비중 68%인데...감축 예산 '쥐꼬리'

서울시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가 건물부문에 달려있지만, 정작 예산과 정책 설계, 민간 전환을 뒷받침할 정보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우리銀, 생산적 금융 3조 투입...수출기업 '돈줄' 댄다

우리은행이 수출입 기업의 생산적 금융에 3조원을 투입한다.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산업통상부, 한국무역

LGU+, 유심 무상교체 첫날 '18만건' 완료..."보안강화 차원"

LG유플러스가 전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USIM) 업데이트 및 무료 교체를 시작한 첫날 총 18만1009건을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유심 업데이트

순환소비 실천하는 러닝...파스쿠찌 '런런런' 캠페인

이탈리아 정통 카페 브랜드 파스쿠찌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러닝 매거진 '런런런'과 함께 진행한 자원순환 실천 캠페인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LG전자, 고효율 히트펌프로 '탄소크레딧' 확보 나선다

LG전자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통해 탄소크레딧 확보에 나섰다.LG전자는 국제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Foundatio

한국형 전환금융 '기준이 허술'…부실한 전환계획 못 걸러

정부가 제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그린워싱과 탄소고착을 막을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이슈

기후/환경

+

유가 오르자 BP 기후목표 '흔들'…주총 앞두고 투자자들 반발

탄소감축에 속도를 내야 할 석유기업 BP가 유가가 오르자 석유사업 투자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美 압박에 굴복?...IMF·세계은행 회의 '기후의제' 사실상 제외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 기후관련 의제가 사실상 제외되면서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

경기도 '기후보험' 혜택 강화...진단비 2배 상향·사망위로금 신설

경기도가 진단비를 최대 2배 인상하고 사망위로금을 신설하는 등 보장 혜택을 강화한 '2026년 경기 기후보험'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

[이번주 날씨] 서울 낮기온 25℃...일교차 15℃ 안팎

이번주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13일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약 5℃ 오르며 15~26℃까지 치솟겠다. 서울과 대전은 26℃, 광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