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한국의 정밀지도' 왜 자꾸 노리나?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1 17:54:53
  • -
  • +
  • 인쇄
▲국내 경로탐색시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구글지도(출처=구글맵스)

구글이 또 한국의 고정밀 지도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벌써 세번째다. 1대5000 축척의 정밀지도는 골목 단위까지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법으로 이 지도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되지 못하도록 금지해놓고 있다. 그런데 구글은 미국 정부까지 앞세워 정밀지도 데이터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8일 국토교통부와 국방부, 외교부 등 8개 부처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제공여부를 결정하고, 오는 11일까지 구글에 가부를 통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과 2016년에도 한국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당시 구글의 요청에 조건을 걸었다. 현행법으로 정밀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없으니, 구글이 서버를 국내 설치하면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했고, 이에 정부는 구글에 정밀지도 데이터 제공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구글은 이번에 또 요구하고 나섰다. 

구글이 세번에 걸쳐 요구해야 할 정도로 한국의 정밀지도 데이터가 절실히 필요했다면 국내에 구글 서버를 설치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구글은 이를 거부했다. 그 이유는 한국에 서버가 설치돼 있으면 국내법을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포털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국내에 서버가 있기 때문에 국내법에 적용받고 있지만 구글은 국내에 서버가 없다는 이유로 국내법을 피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인터넷기업들은 해외기업과 되레 역차별이라고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국내 서버 설치를 거부하는 구글이 한사코 한국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손에 넣으려는 것은 '지도 품질 향상'이 아니라 고정밀 공간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구글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미국에서 상용서비스를 운영중이며, 위치기반 광고와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데이터를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현대전은 좌표 기반 정밀 타격으로 작동하는데, 고정밀 지도는 바로 그 좌표의 원천"이라며 "이런 데이터를 외국에 넘기는 건 안보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티맵 등 국내 지도 플랫폼은 국내법에 따라 보안 요건을 충족하며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리뷰·예약과 연동된 검색 생태계를, 티맵은 내비게이션 기반 API 공급망을, 카카오는 초정밀 버스정보와 위치공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실내지도 구현도 활발히 진행돼, 주요 백화점과 시장 정보가 광고 및 상업 서비스로 연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지도 API를 통해 특정 플랫폼 종속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구글 진입을 경계하고 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구글은 국내에 고정 사업장을 두지 않아 법인세를 내지 않으며, 우리나라 공공자산인 고정밀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약 1조원을 투입해 해당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연간 800억원 이상 유지비가 든다. 공공데이터에 대한 공공기여 없이 반출만 요청하는 건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글의 입장을 대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위치정보 반출 제한을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정부는 구글의 요청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산업·보안·통상이 얽힌 전략 사안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7월 관세협상에서 "지도 반출은 우리가 방어한 사안"이라고 밝혔고, 주무부처인 국토부 김윤덕 장관은 "국방과 국민의 안전이 통상보다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 사안을 놓고 오는 8일 부처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이 회의에서 국가안보와 산업주권이 걸린 이 사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하나금융, 20억 규모 'ESG 더블임팩트 펀드' 참여기업 모집

하나금융그룹이 ESG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매칭펀드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사회혁신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2026 하나 ESG

'20만전자' 회복한 삼성전자...1200명 모인 주총장 '축제 분위기'

중동 전쟁으로 꺾였던 주가가 '20만전자'를 회복한 18일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1년전 반도체 사업부진 등으로 성토장이

AI 열풍에 빅테크 탄소배출권 구매 '폭증'...MS가 '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탄소배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기후/환경

+

'슈퍼 엘니뇨'가 다가온다…2027년 '역대 최고기온' 예고

오는 2027년 엘니뇨 영향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다.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지난해 대형 메탄누출 사고 4400건..대부분 석유·가스 시설

지난해 시간당 100kg 이상의 메탄이 누출되는 대형사고가 440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 연

[영상] 3월인데 또 '겨울폭풍' 강타한 美…폭설·한파·토네이도 '동시발생'

올 1월 강력한 겨울폭풍이 덮쳤던 미국에 또다시 겨울폭풍 '아이오나(Iona)'가 덮치면서 50만가구가 넘게 정전 피해를 겪고 있고, 항공편 수천편이 운항

'기후변화' 기대수명 단축시킨다...폭염으로 운동량 감소

기후변화로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16

[날씨] 中 산불 연기가 국내까지...전국 미세먼지 '극심'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대기를 탁하게 만들고 있다.17일 수도권과 강원영서·충청·호남·영남 등 제

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