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인프라 확충해 비용부담 덜어야
플라스틱 재생원료가 거대한 소재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가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수거 인프라에 투자해 시장의 물꼬를 틔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하대학교 녹색금융대학원과 지속가능경영연구소 주최, 뉴스트리와 SDG연구소 주관 하에 '플라스틱 순환경제와 녹색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녹색금융&ESG세미나'에서 "플라스틱에 대한 산업의 의존도와 빈곤국 등을 고려하면 당장 탈플라스틱을 한다는 것은 어렵다"면서 "이에 따라 산업계는 글로벌 규격에 맞는 고품질의 재생원료가 원활히 공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와 플라스틱 제조시 탄소총량을 측정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 환경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 재생원료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김정빈 대표는 "유럽에서 코카콜라는 100% 재생원료로 음료용기를 만들고 있고, 2026년부터는 자동차 내장재에도 재생원료 사용비중을 35% 이상 늘리도록 지침이 마련되고 있다"면서 "이미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플라스틱 재생원료에 대한 산업규격이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는 재생원료를 산업화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페트(PET) 재생원료 30%를 의무화한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10%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준수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좀체로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정빈 대표는 "수퍼빈은 국제규격에 맞는 페트(PET)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블랙록이 투자를 검토했다가 국내 재생원료 시장규모가 너무 작고 정부가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지가 약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국내 열악한 재생원료 시장의 현실을 한탄했다.
이어 김 대표는 "기존의 선형경제 기반 폐플라스틱 수거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산업계 수요가 많은 고품질 재생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순환경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면서 "그래야만 부족한 재생원료가 확보되고 수거비용을 줄여 재생원료 공급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원료 시장은 도로를 달리는 것은 같지만 연료가 다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말한 김 대표는 "기존 선형경제 플라스틱 선별구조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내연기관 R&D 투자를 늘리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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