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박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5 16:03:20
  • -
  • +
  • 인쇄
▲바닥을 보이고 있는 강릉 오봉저수지 사진(사진=연합뉴스)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

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실시한 강릉시는 수일내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실시하게 될 전망이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기 저수율은 25일 현재 17.4%까지 내려갔다. 15% 밑으로 떨어지면 75% 제한급수가 실시된다. 시는 이대로 가면 28일쯤 저수율이 1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장실 청소를 물티슈로 하거나 색깔 구분없이 옷을 한데모아 세탁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강릉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물티슈로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물 절약을 위해 빨래를 모아 색을 구분하지 않고 빨았다", "머리도 맘편히 못 감는다" 등 가뭄으로 인한 절수 조치의 불편에 불만을 내비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다른 네티즌은 "샤워를 하거나 컵을 씻거나 할 때 물을 줄이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딸이 스트레스 받아서 물을 못 쓰겠다며 신경질을 내어서, 물 쓰는 데 눈치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외에도 생수로 머리감기, 머리감은 물 변기 물로 사용하기, 땀 많이 안난 날은 물티슈로 딲기, 일회용 그릇·나무젓가락·종이컵 쓰기, 생수·햇반·컵라면 사 먹기 등 물 절약 팁을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음식조리와 설거지에는 물을 아낄 수 없어서 화장실 변기에 벽돌을 넣는 등 소소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물 사용량이 많고 수압이 중요한 세차장과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시민도 제한급수로 인한 사용 항의를 받아 가뭄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행정기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시민은 "강릉 해수욕장에 306만명 다녀갔다는데 폐장 늦추다 물 부족 더 심해진 것 아닌가", "왜 고통은 고스란히 강릉 시민들만 지나, 기본 중 기본인 물 대책은 선제적으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느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시민은 "피서객 몰려오면 물이 부족해지는 거 뻔히 알 수 있는데 그전에 조치했어야지"라고 했다. 일부 시민은 지난 23일 '워터밤 속초 2025'가 열린 인근 속초와 상황을 비교하며 가뭄 대비 수준에 아쉬움을 표하며, "여행객들이 와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현 상황을 고려해 강릉에 오는 것을 잠시 미뤄달라"고 부탁했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 연곡정수장에서 하루 3000톤, 평창과 양양에서 하루 1200톤을 차로 실어와 정수장을 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후 오봉저수기 하류인 남대천의 물을 오봉저수지로 끌어올리는 사업이 30일 완료되면 이후 물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를 비롯해 춘천시와 원주시 등에서는 강릉시에 급수차를 비롯해 생수를 잇따라 지원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기후/환경

+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알프스는 녹고 해변은 사라지고...관광산업 종말 오나?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해지면서 80년 후 관광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지속가능한 교통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인 스테

[날씨] 내일까지 중서부 '세찬 비'...가뭄 겪는 강릉은 '찔끔'

25일 인천과 서해안 지역에서 시작된 비는 중부지방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26일까지 이어지겠다. 서쪽과 중부지역은 매우 강하게 비가 내리겠지만 현재

3V 저전력으로 CO2 95% 포집 기술 '세계 최초' 개발

3볼트(V) 스마트폰 충전전압 수준의 저전력으로 95% 이상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