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NG 좌초자산 규모 12조...LNG 확장은 국정과제와 정면 충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0 09:41:02
  • -
  • +
  • 인쇄
▲당진화력발전소 전경 (사진=당진환경운동연합)

수요가 줄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설비를 계속 확충하게 되면 이로 인해 떠안아야 할 좌초자산이 1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에너지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천명한 상황인데 공기업은 LNG터미널 확장을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 엇박자라는 비판이다.

기후솔루션은 20일 '수요는 줄고, 설비는 남고: 한국 LNG 터미널 좌초자산의 경고' 보고서를 통해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사업을 비롯한 국내 LNG 인프라 확장이 심각한 좌초자산 위험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국내 LNG 터미널 이용률, 좌초자산 규모, 정부 수급계획 시나리오를 종합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LNG 터미널에서 약 6조6000억원에서 최대 12조3000억원의 좌초자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당진 LNG 터미널 사업으로만 약 6376~8770억원의 좌초자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 2024'와 정부의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근거로 향후 국내외 LNG 수요가 급감할 것임을 지적했다.

IEA는 2050년까지 전세계 천연가스 수요가 최대 7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한국 정부 역시 2036년까지 국내 수요가 16.5%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LNG 시장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구조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세계 3위 수준의 LNG 터미널 용량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는 심각한 설비 과잉과 자산 가치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LNG 터미널의 실제 가스 공급률은 대부분 30%를 넘지 못하고, 당진 LNG 터미널은 25% 이하에 머물렀다. 여기에 탄소중립 정책이 시행되면 이용률이 계속 줄어 2050년에는 0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러한 좌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LNG 터미널 확장 건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진 LNG 터미널의 경우 한국가스공사 이사회가 변화된 정책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2단계 확장 공사를 졸속 승인하고, 지난 13일 2단계 공사를 위한 최종 낙찰자 선정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측은 지난 18일 법원에 2단계 공사에 대한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보고서는 △LNG 신규 투자의 전면 재검토 △기존 승인된 화석연료 기반 인프라에 대한 탄소중립 정합성 검토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중심의 정책 전환을 주요 제언으로 제시했다.

기후솔루션은 "정부와 공기업이 LNG 인프라 확장에 나서는 것은 재무적·정책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 맞추어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중심의 인프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