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 망이용료 산정방식 불투명"...한전, 공정위에 신고당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27 13:11:56
  • -
  • +
  • 인쇄


한국전력공사가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 망사용료에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당했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PPA에 부과되는 전력망 송·배전 요금이 한전의 시장지배력 지위남용 문제로 공정하게 부과되지 않고 있다며 한전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27일 신고했다.

정부는 탄소국경조정제(CBAM), RE100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21년 한전의 중개를 통한 '제3자 PPA' 제도를,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수요자가 직접 거래하는 '직접 PPA' 제도를 지난 2022년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한전이 받고 있는 PPA 망이용료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기요금은 송∙배전선로 등 전기설비를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데 드는 비용을 반영한 기본요금과 전력사용량에 따라 내는 전력량요금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PPA는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전력량요금'을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내고, 한전에는 송∙배전설비를 이용하는 대가로 '망이용료'를 지불한다.  

문제는 PPA 소비자가 지불하는 망이용료의 산정기준이 적절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전은 망이용료 원가가 얼마인지, 원가를 바탕으로 요금이 적절하게 산정되고 있는지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PPA 소비자는 망이용료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그 비용이 송∙배전설비 구축과 유지에 활용되고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망이용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영국·프랑스·미국·호주와 대조적이다. 독일의 경우는 전기 1kWh를 사용할 때 원가와 송·배전비용, 각종 세금, 부담금까지 세부적으로 그 용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2022년 12월 30일 'PPA 전용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면 kW당 9980원을 받고 있다. 이는 kW당 6630~8190원을 받는 일반 요금제보다 50.5%나 비싸다. 당시 이 요금에 대해 산업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한전이 이를 당분간 유예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 김건영 변호사는 "한전의 망을 이용하는 주체들이 다양해지면서 망중립성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라면서 "망이용료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전력거래의 공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전력요금 체계는 소비자 입장에선 망이용료 산정기준과 방법이 불투명해 비용을 가늠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기본요금 외에 망이용료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선 PPA 도입을 꺼리게 된다. 올 4월 기준 국내 PPA 계약건수는 22개, 용량은 총 1000MW에 그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국 망이용료는 기업들이 추가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되면서 PPA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전세계 RE100 기업의 평균 재생에너지 이행 비중인 39%와 평균 PPA 조달 비중인 31%를 연간 28TWh를 사용하는 삼성전자에 대입해 가정한다면, 삼성전자는 연간 망 이용료로만 약 145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재생에너지 소비량 전부를 PPA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망이용료는 1140억원에 육박한다. 

기후솔루션 김건영 변호사는 "한전의 망을 이용하는 주체들이 다양해지면서 망 중립성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라면서 "망 이용료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전력거래의 공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연휴날씨] 강풍 동반한 '비소식'...보름달은 구름 사이 '빼꼼'

추석연휴 초반에는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비가 예보됐다. 추석 당일 보름달 보기는 쉽지 않겠다.서해상에서 저기압이 형성되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