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를 마치 친환경 소재인 것처럼 홍보해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일 HD현대케미칼과 손잡고 '친환경 바이오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대두에서 뽑아낸 탈검유와 폐식용유를 HD현대케미칼에 공급하고, HD현대케미칼은 이 원료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조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이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가정간편식(HMR) 용기와 포장재에 활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두 회사가 손잡고 제조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석유계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소재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석유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효과는 있지만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관계자는 "플라스틱의 원료가 석유든 바이오기반이든 탄소와 수소를 결합해 만든 분자구조라는 점은 동일하다"며 "바이오로 만들었다고 해도 미생물이 분해하기 힘들고, 소각하면 탄소가 배출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즉 바이오 플라스틱도 석유계 플라스틱과 화학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CJ제일제당과 HD현대케미칼은 석유화학 원료를 대체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친환경' 원료임을 강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8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식품용기와 포장재로 활용하게 되는 바이오 플라스틱도 석유계 플라스틱과 동일한 구조이므로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연구진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경동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환자들은 뇌졸중, 심장병, 조기사망 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정상부터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검출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지구를 뒤덮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제정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플라스틱 재생원료 업계 한 전문가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가 석유에서 식물성 원료로 대체했다는 것일 뿐 미세플라스틱을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은 친환경 소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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