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번이던 유럽 대형산불..."기후변화로 10년꼴로 발생"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9 12:38:56
  • -
  • +
  • 인쇄
▲산불에 맞서 싸우는 소방관(사진=AFP 연합뉴스)

최근 그리스와 튀르키예, 스페인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앞으로 유럽에서 이같은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10배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다.

세계기상기여조직(WWA)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올여름 지중해 동부를 휩쓴 산불이 기후변화로 인해 강도가 22% 높아졌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올 6~8월 유럽은 100만헥타르(ha)가 넘는 숲이 산불로 잿더미가 됐다. 유럽은 전세계에서 온난화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특히 지중해는 폭염·가뭄·강풍이 겹쳐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여름에도 스페인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8만명 이상이대피했다.

WWA는 기상 자료와 기후모델을 활용해 이번 산불을 기후변화 없는 가상의 지구와 비교했다. 분석에는 화재 진압 난이도를 평가하는 캐나다식 지표와, 고온건조한 대기가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화재 위험을 산출하는 지표가 활용됐다. 그 결과, 고온건조한 날씨는 산업화 이전보다 13배 이상 빈번해졌고, 돌발성 강풍도 자주 발생하면서 산불이 확산되기 좋은 조건이 갖춰져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평가 지수로 비교해보면 기후변화가 없을 때 발생하는 산불보다 22%가량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환경정책센터 시어도어 키핑 연구원은 "우리 연구는 더 덥고 건조해지는 방향으로 매우 강력한 기후변화 신호를 확인했다"며 "현재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3℃ 상승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소방관들이 한계에 다다르는 극단적 산불 양상을 목격하고 있다"며 "각국이 화석연료 전환을 빠르게 이루지 못하면 세기말에는 최대 2.6℃까지 오르고 재난은 6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탄불 유라시아 지구과학연구소의 비켐 에크베르자데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산림이 불타기 좋은 기상조건이 빈번히 형성되면서 올해 남유럽 숲이 불탄 것처럼 앞으로 대형 산불을 더 자주 겪게 될 것"이라며 "이런 극단적인 기상조건은 기후변화가 없는 지구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하겠지만 지금은 10년에 한번꼴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헬레닉 농업기구 지중해산림생태연구소의 가브릴 잔토풀로스 연구이사는 "예전에는 소방관들이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진화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패턴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런던 임페리얼대학 홈페이지 8월 28일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