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중점학교' 2배 늘려놓고 지원예산은 '반토막'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8 09:47:25
  • -
  • +
  • 인쇄
선정된 40개교 가운데 환경교과목 선택학교는 2곳
환경교사 없이 환경교육...모범모델 구축취지 '무색'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미래세대의 기후변화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선정하는 '탄소중립 중점학교'의 수가 지난해보다 2배 늘었지만 지원금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교육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기상청 등 6개 관계부처는 올 3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총 40개교를 '탄소중립 중점학교'를 선정한 바 있다.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미래세대의 기후변화·환경위기 대응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실천을 학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정부 추진사업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학교는 기후위기와 생태전환 교육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기간은 1년 정도지만 연속 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환경교육의 모범적인 학교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일반 학교와 지역사회로 탄소중립 실천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목적이다.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2021년 5개교를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0개교로 확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40개교를 선정했지만 지원예산은 오히려 줄였다. 지난해 지원예산은 20억원이었는데 비해 올해는 12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런데 학교수를 2배로 늘리다보니 학교당 지원금은 지난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2021년 학교당 1억5000만원씩 지급했던 지원금은 현재 1500~35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탄소중립 중점학교' 40개교 가운데 신규로 선정된 30개 학교는 각 3500만원씩 지원받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정된 10개 선도학교는 1500만원씩 받았다. 지난해 학교당 1억원씩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사업취지에 맞게 지원하는 학교수를 늘리면서 지원금이 줄어들었다"면서 "앞으로도 환경교육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사업범위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원금 총액이 감소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환경교육의 모범적인 학교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교육내용이 부실화될 우려도 엿보였다. 중점학교로 선정된 40개교 가운데 환경교과를 선택해 환경수업을 진행하는 중·고교는 달랑 2곳뿐이었다. 중점학교가 환경교육을 반드시 정규수업으로 진행할 필요는 없지만, 지원사업이 완료된 이후에 학교 차원에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단발성 교육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수행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선정된 학교에서 실제로 환경교육이 개선되고 있는지 별도의 감사도 없고, 성과 보고로만 끝난다"면서 "선정되면 나머지는 학교 자율이기 때문에 지원금을 학교시설을 정비하는데 사용해도 파악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탄소중립 중점학교에 대한 별도 감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중간점검을 통해 진행과정과 중간평가를 하고 성과가 안좋을시 교육부에서 컨설팅을 해줄 예정이다. 그러나 성과가 안좋거나 학업계획서와 달리 환경교육을 소홀히 한다 해도 이를 규제할 마땅한 수단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소중립 중점학교 사업을 맡게 된 학교 담당자들의 고충도 있다. 일선학교의 한 교사는 "환경교육을 전공했거나 관심있는 교사가 먼저 나서서 공모를 진행한 경우도 있지만 교장·교감 등 윗선에서 흥미를 가져 공모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누군가는 담당해야 하는데 담당자에게 전공 지식과 열정이 없다면 지원 사업 취지를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탄소중립 중점학교 사업 담당자 대부분은 과학, 환경 등 관련 과목 교사가 맡았지만 수학이나 역사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교사는 이어 "워크샵 등 담당교사의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있지만 교사들마다 온도차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모든 학교가 각자 노력하고 있지만 환경과목 의무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녹전연 "ESG 공시는 스코프3 포함시켜 법정공시로 시행해야"

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

롯데-HD현대 '대산 석화공장' 합병 승인...고부가·친환경으로 사업재편

산업통상부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합병을 승인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

기후/환경

+

파나마의 변심...가까스로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무산되나?

도입이 1년 연기됐던 선박의 '해운 탄소세'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핵심 해운국인 파나마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해운의

美 서부의 '젖줄' 마른다...콜로라도강 수량 20% 감소에 '데드풀' 직면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콜로라도강 유역의 연

[주말날씨] 평년보다 '따뜻'...건조·큰 일교차 지속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며 일교차가 크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지만, 수도

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됐다...2023년부터 탄소배출원 전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 아마존이 탄소흡수원이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는 진단이다.독일 막스플랑크 생지구화학연구소를

교육부, 2030년까지 국공립 학교 4378교에 태양광 설치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 4378교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한다. 학교 전기 사용량·요금 증가 부담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에 '인공강우' 주목하는 국가들..."만능해결책 아냐"

극단적 가뭄을 겪는 지역이 늘어나고 물부족이나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강우'(클라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