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민간금융 기후대응 이끌 적임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아제이 방가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23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그는 우리 시대에 가장 급박한 도전과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금융을 동원할 수 있는 핵심 경험이 있다"며 방가 전 CEO 지명 이유를 밝혔다.
지난 22일 세계은행은 자진 사퇴를 밝힌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를 대체하기 위해 5월초 새로운 총재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맬패스 총재는 앞서 2019년 취임 당시 '화석연료가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는 과학자들의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고 답한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그는 임기보다 1년 빠른 6월 30일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맬패스 총재의 사임 결정은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통상 세계은행 총재는 이사회 의결권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미국이 선임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세계은행 지도부가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돈줄을 더 빨리, 또 더 많이 풀어야 한다"며 "세계은행이 올바른 의제를 세워 선한 영향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맡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방가 전 CEO에 대해 "정부, 기업, 비영리단체 간 파트너십을 꾸린 독특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가 전 CEO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35억달러(약 4조5470억원) 규모의 기후 사모펀드 운영사인 제너럴애틀랜틱의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방가 전 CEO는 앞서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레드 크로스, 크래프트 푸드 등의 이사회를 거치며 30년 이상의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이밖에도 방가 전 CEO는 바이든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저는 방가와 중앙 아메리카(멕시코~파나마 일대) 북부 이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모델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약 50개 기업과 조직이 동원돼 지역 주민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42억달러(약 5조4390억원) 이상의 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인도인이라는 점도 지명 요소로 꼽힌다. 지금은 귀화한 미국인이지만 방가 전 CEO는 군인 아버지를 둔 인도 태생으로 커리어를 본국에서 시작했다. 저탄소 전환에 회의적인 일부 개발도상국과의 협상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가 전 CEO는 마스터카드 근무 당시 지난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 정부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CEO들의 연합인 기후리더연합(Alliance of CEO Climate Leaders)의 회원으로 참여해 각국 정상에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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